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2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불결한 손가락이 제 몸에 닿았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둘의 갈등은 김태흠 의원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향해 질의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김태흠 의원의 발언 도중 김진애 의원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냐”고 하자 김태흠 의원은 “질의 도중에 초선 의원이 끼어드냐”고 했다. 김진애 의원은 "초선 아니고 재선 의원이다. 제대로 알고 말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흠 국민의힘 의원은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을 향해 "발언권을 얻어서 이야기해야지 왜 계속 끼어드냐"고 항의했다. [연합뉴스]
▶김진애 의원=어디 국회의원이 다른 국회의원에게 와서 손을 대냐. 저뿐 아니라 전체 위원들에게 사과해라.
▶김태흠 의원=발언권을 얻어서 이야기해야지 왜 계속 끼어드냐. 야지(방해·놀림의 일본식 표현) 놓는 것도 아니고 뭐하는 것이냐. 그 부분을 지적하러 간 것이다.
▶김진애 의원=성범죄나 성폭력 사안이 있을 때 당사자가 어떻게 느끼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저는 모욕감을 느꼈고 제가 여자가 아니라면 절대 그런 행동을 안 했을 거라는 느낌을 확실하게 받는다.
다른 의원들도 가세했다. 김회재 민주당 의원은 "둘 사이가 손가락으로 신체 접촉을 할 만큼 우호적인 관계는 아닌 것 같다"며 "이게 모욕이냐 폭행이냐 성희롱이냐 하는 판단은 당사자 입장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부르기 위해 한 손짓이 어떻게 모욕하거나 비하하거나 경멸하는 행위라고 판단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신현영 민주당 의원은 "(어깨를 찌른 것이)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자 의원의 몸을 건드린 것"이라며 "그냥 지나갈 수 없다"고 했고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이 문제는 인간에 대한 예의, 성인지에 관한 문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반면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김진애 의원은 그간 운영위가 몇 번 열리지 않았는데도 동료 의원 질의에 여러번 중간에 끼어든 사례가 있다. 동료 의원이 가진 시간을 최대한 존중할 때 국회 운영위가 품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했다.
결국 김태년 운영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협의를 하라며 회의를 중단했다.
김정재-노영민 또 '악연'
이어 김 의원이 "집을 사지도, 팔지도, 보유하지도 못하게 하는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다. 바꾸실 생각 없냐"고 묻자 노 실장 대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마이크를 잡고 "모두가 주택을 사고자 한다면 모든 국민이 불행해지는 상황이 된다. 투기적인 대출 수요나 세금 문제에 대해 안정적인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집값 상승 기대를 안정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병가 연장 의혹도 나왔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노 실장에게 “추미애 장관 인사청문회 전에도 이미 (병가 연장 의혹은) 문제 제기가 됐는데 인사추천위원장인 비서실장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해서 이 지경까지 왔다”며 “당시 추미애 장관을 후보로 추천하신 데 대해 할 말이 없냐”고 지적했다.
이에 노 실장은 “현재 고발된 상태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에 의해 밝혀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차 “이 사실을 알고 추천한 것이냐 모르고 추천한 것이냐”고 묻자 노 실장은 “검증 과정에 대한 것들은 대외적으로 밝힐 수 없는 영역이다. 아무튼 검증 과정에선 장관으로서 적격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산 집 처분할 것"
농지법에 따르면 농업 경영을 하는 자가 아니면 농지를 소유하지 못하며, 농지를 휴경 상태로 뒀을 경우에도 법 위반이 된다.
이날 전체회의에 출석한 서훈 안보실장은 한미워킹그룹에 대해 "기본적으로 효용성이 있다"면서도 "잘못 오해되고 과잉기능 하는 측면을 조정해 운용의 묘를 살리는 측면으로 의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또 한미워킹그룹이 남북관계 개선을 막는 걸림돌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그런 지적이 있는 것을 정부도 안다. 미국과 충분히 의논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점을 반영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