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2∼4월= 코로나19 대유행에도 지지율 폭락은 없었다. 2월은 코로나19 폭발기다. 그달 29일 신규 확진자가 909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런데 국정 지지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대통령이 직무수행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44%(2월 11∼13일)에서 42%(2월 25∼27일)로 소폭 떨어지더니 3월 들어선 오히려 상승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조금씩 잡히면서다. 3월 말(24∼26일) 55%에서 4·15 총선 직전(4월 13∼14일)엔 59%로 더 올랐다. 총선 전날인 14일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는 27명이었다. 방역 성과가 나타나자 여권 지지층은 결집했고, 바이러스 공포와 안도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한 일반 민심은 이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거나 비판 수위를 낮췄다.
3월 위기 넘기자 지지율 상승
확산세 막은 뒤 여당 독주에 추락
부동산 민심 오판해 2차 하락
코로나 재확산엔 지지층 총결집
④ 8월 15일 이후= 추락하던 지지율은 코로나19가 다시 번지자 상승했다. 광화문 집회 전날인 이달 14일부터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 이상 집계되기 시작했다. 여권 지지층은 확진자 폭증에 공격 대상을 찾았고 결집했다. 광화문 집회 직전 조사(11∼13일)에서 진보 성향 응답자들은 대통령 직무수행을 놓고 ‘잘한다’ 63% 대 ‘잘못한다’ 31%였다. 2주 후 조사(25∼27일)에선 ‘잘한다’ 74% 대 ‘잘못한다’ 21%로 뭉쳤다. 중도 성향 응답자들도 같은 기간 중 유의미하게 변했다. ‘잘한다’는 34%에서 45%로 늘었고, ‘잘못한다’는 58%에서 47%로 줄었다. 이를 통해 국정 지지율은 47%(25∼27일)로 상승했다.
이런 시기별 변화로 볼 때 코로나19가 확산하면 위기감이 퍼지면서 방역이 한국 사회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코로나19가 잦아들면 다른 사회·경제적 이슈가 현안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 지혜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먼저 보수는 분을 참아야 한다. 보이지 않는 사신처럼 코로나19 공포가 한국 사회를 엄습할 땐 방역 논리가 다른 모든 논리를 잡아먹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와 싸워야지 방역당국과 싸워선 곤란하다. 또 감염 현황과 대책 모두에서 방역당국이 네트워크의 중심이 있고 일반 시민은 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으니 방역당국에 분을 낼 상황도 아니다.
다음으로 여권은 완장을 떼야 한다. ②시기와 ③시기의 지지율 추락에서 보듯 총선 압승이 ‘마음대로 해’라며 완장을 채워준 게 아님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팬덤 지지층만을 국민으로 삼아 ‘완장 정치’를 고집한다면 나라는 쪼개지고 팬덤층 바깥이 두터워진다. 한국 정치 사상 전무후무한 총선 승리를 하고도 세달여 만에 지지율을 30% 포인트 까먹었다는 점에서 민심에 긴장해야 하는데 여권은 지금 그런 모습이 아니다.
채병건 정치외교안보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