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들은 요즘 박지성(39) 영상을 보면 배꼽을 잡는다. 박지성이 유튜브 채널 ‘슛 포 러브(Shoot for Love)’에 출연해 그간 숨겨왔던 개그 본능을 뽐내면서다.
조원희에 맞서 ‘그걔맨’ 농담 화제
박 “재밌는 건 편집의 힘이 컸다”
차별에 대한 무지 막으러 캠페인
세계적 스타들 지명해 동참 유도
박지성은 2005년부터 7시즌 잉글랜드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다. 조원희는 2008년부터 2시즌 위건 애슬레틱에서 뛰었다. 위건은 현재 3부리그에 있다.
팬들은 “그럼 걔가 맨유에 갔겠지”라는 말을 줄여 ‘그걔맨’이라는 신조어도 만들었다. 이 역시 박지성 별명이다. 팬들은 “선수 시절 ‘겸손의 아이콘’이던 박지성이 이렇게 스웨그 넘치는 캐릭터라니”라며 재미있어했다. 박지성은 내친김에 조원희를 데리고 차범근을 찾아갔다. 차범근은 “(조)원희가 우리하고 1대1이 되냐? 지성이랑 난, 너하고 수준이 좀 다르지 않냐”라고 면박을 줬다.
박지성은 TV 예능프로그램에 좀처럼 출연하지 않는다. 하지만 2015년부터 5년째 ‘슛 포 러브’에 꾸준히 등장한다. ‘슛 포 러브’는 2015년 소아암 환자를 돕기 위해 시작한 축구 채널이다. 구독자가 125만명이다. 박지성은 인터뷰에서 “시작 때부터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하는 채널이다. 축구 관련 콘텐트를 가장 잘 만들고, 좋은 취지의 영상을 잘 만들어서 꾸준히 출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챌린지로도 이어간다. 멋진 킥 사진이나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그다음 도전자 3명을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이다. 박지성은 파트리스 에브라, 손흥민(토트넘), 지소연(첼시 위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비셀 고베)를 지목했다. 박지성만 빠른 확산을 위해 4명을 지목했다.
해시태그가 달린 한 게시물 당, ‘슛 포 러브’에서 1000원씩 인종차별 반대 관련 단체에 기부한다. 최대 1000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고, 기업들의 참여도 받는다. 김동준씨는 “중앙일보 측에서 다음 달 초부터 서울 코엑스에 있는 전광판을 통해 우리 영상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박지성은 퀸즈파크레인저스(잉글랜드) 주장이던 2012년 9월, 첼시 수비수 존 테리와 악수를 거부했다. 테리가 팀 동료 안톤 퍼디낸드를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박지성과 절친했던 카를로스 테베즈(아르헨티나)가 과거 눈을 양옆으로 찢는 행동을 한 적이 있다. 박지성은 “테베즈는 나를 위한 세리머니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인종차별적 행동을 잘 모른다”며 캠페인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지성은 “모든 이는 동일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어떤 인종인지에 관계없이. 하지만 아직도 많은 곳에서 인종차별이 일어나고 있고, 누군가는 자신의 행동이 인종차별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한 차별이 없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차별이고, 왜 차별해서는 안 되는지지속해서 알리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