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는 지난달 27일 휴식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빠지지 않고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다. 코칭스태프는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공교롭게도 팔 부위에 불편함을 느꼈다. 검진을 받았는데 왼쪽 팔꿈치 염좌 진단이 나왔다.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는데, 1군 복귀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휴식차 엔트리서 빠진지 한달여
팔의 염증 치료, 재활 훈련 한창
니퍼트처럼 가을야구 활약 기대
구창모는 시즌 초반 NC가 1위를 질주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동력이었다.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한때 투수 주요 지표인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등에서 1위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가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 달 넘게 결장하면서 개인 순위는 계속 밀렸다.
평균자책점 순위에서는 아예 이름이 사라졌다. 구창모는 올 시즌 87이닝을 던졌고, 소속 팀 NC는 92경기를 치렀다. 투수의 규정이닝은 소속 팀 경기 수와 같다.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구창모의 투구 이닝이 규정이닝보다 적어졌다. 올 시즌 KBO리그의 유일한 평균자책점 1점대 투수 구창모가 순위표에서 사라지면서, 1위 자리에는 키움 히어로즈 에릭 요키시(2.09)가 올라있다. 구창모는 올해 막강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였지만 이제는 거론도 안 된다.
구창모가 빠진 8월 한 달간 NC는 11승12패(승률 0.478)로 10개 팀 중 월간 순위 6위에 그쳤다. 2위 키움과 게임차도 어느새 1.5경기가 됐다. 위기 속 NC 팬들은 구창모 복귀를 간절히 원한다.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는 ‘사라진 구창모를 찾는다’는 실종자 포스터도 등장했다.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에 구창모 얼굴 사진을 넣고, ‘찾아주는 분께 꼭 사례하겠습니다’라고도 적었다. 조급한 마음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데도 복귀할까 봐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정규시즌 우승도 좋지만, 포스트시즌에 활약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거다.
2015년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더스틴 니퍼트(미국)처럼 부활하기를 팬들은 기대한다. 니퍼트는 당시 어깨 부상으로 6, 7월을 대부분 날리는 등 정규시즌에는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6승5패, 평균자책점 5.10. 에이스치고는 부진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 들어 호투하더니, 두산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라는 별명도 더욱 빛났다. 구창모 역시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NC의 구세주가 될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