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지역에선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전공의와 전임의 등 377명이 한꺼번에 일선 의료 현장에서 빠지면서 집단 휴진에 불참한 전문의와 교수진, 간호 인력 등이 진료 공백을 메우고 있다. 31일 기준 전북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68명과 전임의 및 전문의 27명 등 195명, 원광대병원에서는 전공의 118명과 전임의 64명을 더한 182명 등 모두 377명이 집단 휴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 종합병원·대학병원 비상체계 돌입
전북선 전공의 등 377명 집단휴진 동참
조선대병원 전공의 142명 사직서 제출
경북대 의대 교수 79명 집단 피켓 시위
"업무 과부하, 의료사고 가능성" 지적도
광주광역시에서는 조선대병원 소속 전공의 142명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응급의료와 관련된 필수 과들에 대한 수가 조정 없이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로는 특정 인기 과로만 의사들이 몰리는 비정상적인 구조를 개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호종 조선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의과대학에서 6년을 공부하고 5년을 바친 전공의 경력을 모두 내놓겠다는 이유가 뭔지 알아줬으면 한다"며 "사람을 살려도 적자가 나는 필수 과들의 비정상적인 상황을 고치지 않고서는 정원을 늘려봤자 또 인기 과로만 편중되는 상황만 반복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남대병원 측은 초진 환자 규모가 집단 휴진 전보다 50~60%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중환자실과 응급실 등 필수 부분은 전문의 대응 체제로 바꿔 진료 공백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피켓 시위에 나선 교수들은 해당 시간에 진료가 없는 교수들로 따로 연차를 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남대병원도 이날 오후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찾는 시각에 맞춰 의대 교수들이 시위에 나섰다.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파업 전 응급실에는 교수 1명과 전공의 8~10명, 간호사들이 근무를 했으나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가하면서 현재는 교수 2명이 돌아가며 진료 공백을 메우고 있다. 31일 기준 울산대병원 전공의 105명과 전임의 9명이 파업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의 유일한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안동의료원 전공의 18명 전원도 집단 휴진에 참여했다. 안동의료원 응급실의 경우 전문의가 주로 진료를 맡는 등 전공의 의존도가 낮아 진료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지역 6개 대형병원에서는 전공의 507명 가운데 472명(93.1%)이 파업에 동참했다. 전날 432명보다 40명 늘어난 규모다. 전공의들의 대규모 파업에도 응급의료센터와 중환자실 등에서는 진료 지연 등의 문제는 아직까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에서는 6개 병원(의료원 3곳 포함) 가운데 현황이 집계되지 않은 순천향대 천안병원을 제외한 5개 병원 전공의 148명 중 112명(75.7%)이 파업 중이다. 119명의 전공의가 일하는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보건복지부에서 현장 점검을 진행, 파업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응급실과 선별진료소 등에서 정상적으로 진료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은 전체 전공의 913명 중 720명(79%)이 집단 휴진에 동참했다. 지난 28일 기준 770명보다 참여 인원이 줄었지만, 주요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업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대병원은 전공의 240명 중 200명, 전임의 43명 중 38명이 파업에 참여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응급실 필수 인력과 선별진료소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전공의는 모두 파업에 동참했다"며 "31일부터 전임의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병원 운영에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루 평균 100건의 수술이 이뤄졌는데 전공의 파업 이후 하루 50건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급성기 환자를 비롯해 주기적으로 항암제를 투여하는 환자들에게는 큰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했다.
대전·부산·전주·광주·대구=신진호·이은지·김준희·진창일·백경서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