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풀어준 6억 이하 매물 동나
전세대출 되는 3억 미만도 인기
외지인 서울 매입 최다 ‘빨대효과’
거래량 1위를 기록한 ‘SK북한산시티’는 실수요자들이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찾기에 얼마나 골몰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정부가 각종 규제로 대출을 옥죈 탓이다. 6억원은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부부 합산 연 소득 7000만원 이하 무주택자에게 2%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보금자리론’의 기준 금액이다.
2위에 이름을 올린 ‘파크리오’는 규제 풍선효과를 보여준다. 정부가 6·17 대책 때 강남구 대치·삼성·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자 바로 잠실의 옆에 있지만 신천동에 있는 ‘파크리오’의 거래가 급증한 것이다.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0일 신고가인 21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6개월 사이 4억원 이상 올랐다.
3위인 방학동 ‘신동아 1단지’는 3억 미만 아파트의 ‘키 맞추기’ 현상을 보여준다. 정부는 6·17대책으로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아파트를 사면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게 규제했다. 그러자 서울 지역의 3억 미만 아파트에 매수세가 몰렸고, 이들 아파트 가격이 4억대로 일제히 치솟았다. 방학동 신동아 1단지의 경우 전용 70㎡의 매매가가 지난 1월 2억990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4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집을 살 때(취득세)나 집을 보유할 때(종합부동산세), 집을 팔 때(양도소득세) 내야 하는 세금을 모두 올린 7·10 대책 이후 서울의 전반적인 아파트 거래량은 확 줄었다. 대신 규제가 덜한 오피스텔 거래가 늘었다. 또 다른 풍선 효과다. 7월 10일 이후 지금까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집은 서울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 ‘공덕헤리지움’(51건 거래)이었다.
정부가 6·17대책으로 수도권 대부분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자, 투자수요가 오히려 서울로 유입되는 ‘빨대 효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30일 한국감정원의 월별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현황 통계(신고일 기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외지인에게 팔린 서울 아파트는 3457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경기도의 경우 3186건 거래돼 6월(3773건)보다 줄었고, 인천 거래량도 1892건(6월)→898건(7월)으로 감소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