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네이도 1천개 지나간 듯" 시속 241㎞ 허리케인에 美쑥대밭

중앙일보

입력 2020.08.28 11:14

수정 2020.08.2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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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에서 허리케인 로라의 직격으로 지붕이 날아간 집들이 물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 주택가가 허리케인 로라의 직격으로 물에 잠겼다. [AP=연합뉴스]

초강력 허리케인 로라(Laura)가 27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텍사스주 등 미국 남부 지역을 강타했다.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허리케인인 로라로 최소 6명이 숨지고 수백 마일이 폐허가 됐다고 AP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4등급으로 이날 새벽 루이지애나를 관통한 로라로 현재까지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나무가 주택을 덮치면서 14세 소녀와 68세 남성이 숨졌고, 보트를 타던 남성 한 명도 물에 빠져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설퍼의 한 공항에서 비행기들이 바람에 뒤집혀 뒹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루이지애나주와 텍사스주에서는 전봇대가 줄줄이 쓰러지면서 80만6000가구가 정전됐다.

허리케인 로라, 루이지애나·텍사스 직격
현재까지 6명 숨지고 80만 가구 정전
역대급 바람에 건물 무너지고 비행기 뒤집혀
"어제 있던 집이 오늘 아침엔 사라졌다"

루이지애나주 산업도시 레이크찰스는 강한 바람에 건물이 무너지고 차량이 날아가는 등 쑥대밭이 됐다. 고층빌딩의 창문이 바람에 산산조각 나기도 했다. 공항에서는 바람때문에 비행기가 뒤집히거나 서로 겹쳐진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현지 주민은 AP에 "1000개의 토네이도가 지나간 것 같다"며 "어제 있었던 집들이 오늘은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상륙 당시 로라의 최고 풍속은 시속 150마일(241.4㎞)로, 역대 가장 강한 바람을 몰고 온 허리케인으로 기록됐다. 지난 2005년 3등급으로 상륙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를 능가하는 위력이다. 

27일(현지시간) 허리케인 로라가 몰고 온 강한 바람으로 유리창이 산산조각난 미국 루이지애나주 레이크찰스의 한 건물. [EPA=연합뉴스]

 
이번 허리케인으로 텍사스와 루이지애나 해안지역 주민 58만 명이 대피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릴 것을 우려해 대피소에 가지 않고 집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돼 피해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당초 우려보다는 피해가 적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존 벨 에드워즈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재앙적 수준의 피해는 없었지만 큰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고,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은 기적"이라고 말했다.
 
로라는 상륙한 지 11시간이 지나 열대성 폭풍으로 약해졌다. 그러나 시속 80㎞의 강한 비바람을 품고 내륙을 관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경고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