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2000년 의약분업 총파업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지금은 익숙한 의약분업은 2000년 시행 당시 첨예한 갈등이 있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약물 오남용을 막기 위해 의약분업 도입을 내세웠고, 의료계는 “약사들에게 의약품 조제를 맡길 수 없다”며 반대했습니다. 의료계는 그해 2월 대규모 집회를 열어 1차 파업을 시작으로 10월까지 총 다섯 차례의 집단 휴업과 폐업 투쟁을 했습니다.
[이슈원샷]
1300여명의 전임의가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를 거부하며 병원 곳곳에서는 진료 마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의료 공백으로 여론이 악화됐고 정부 역시 강경 대응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의약분업은 사상 초유의 의료대란 속에서도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쳐 8월 1일부터 시행됐습니다.
②2014년 원격의료 총파업
‘원격의료’는 의료계의 뜨거운 감자입니다. 2013년 12월 보건복지부는 원격의료 도입 최종안을 공개했습니다.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정부는 원격의료를 통해 도서·산간지역 주민들의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의료계는 원격의료 도입으로 문을 닫는 동네 병·의원들이 속출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원격의료는 정부가 한 발 물러서면서 봉합됐습니다.
의협은 2014년 1월 11일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 투쟁을 결의했습니다. 3월 10일 총파업을 강행했고 당시 63곳 병원의 전공의 7200여명이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의료계 내부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파업 참여율은 저조했습니다. 이후 의료계와 정부는 우여곡절 끝에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이후에도 잡음이 이어졌습니다. 의료계 내에서도 후유증이 컸습니다. 파업 투쟁 과정에서 의협 내부의 갈등이 불거져 사상 초유의 의협회장 불신임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③2020년 의대 정원 확대 총파업
‘4대 악(惡) 의료정책’. 의협은 의대 정원 확대·공공 의대 설립·한방 첩약 급여화·비대면 진료 육성 등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 정책을 이렇게 규정하고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하루 동안 진행된 1차 총파업에 이어 26일부터는 사흘간 파업이 예고돼 있습니다.
의료계는 특히 의대 정원 확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역 간 의료격차를 줄이기 위해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의료계는 “단순히 의사 숫자를 늘리는 것으로 의료 서비스 불균형을 해결할 수 없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의협 측과 만나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4대 의료 정책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