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은 24일(한국시각)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1-0으로 꺾고 2019~2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7년 만이자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이다. 또 사상 첫 전승(11경기) 우승이다. 이미 분데스리가와 독일축구협회(DFB) 포칼(FA컵)까지 우승해 트레블(3관왕)도 달성했다. 트레블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유럽에서 트레블을 두 차례 달성한 건 뮌헨과 바르셀로나(2009, 15년·스페인)뿐이다.
구단 경영철학 ‘저비용과 고효율’
선수단 이적료 총액, PSG의 절반
선수 영입에 있어 ‘저비용-고효율’을 추구하는 뮌헨 구단의 경영 정책이 만든 결과다. 뮌헨은 여느 부자 구단처럼 천문학적 이적료를 주고 스타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다. 유럽 역대 최고 이적료 톱 50에 뮌헨 선수는 한 명 뿐이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8000만 유로(1000억원)에 데려온 뤼카 에르난데스(17위)다. 그조차 PSG의 네이마르(3100억원), 킬리앙 음바페(2500억원)에는 견줄 수도 없다.
뮌헨은 한 번 입단한 선수가 좀처럼 떠나지 않는 팀으로도 유명하다. 프랑크 리베리(37)와 아르연 로번(36)이 대표적이다. 리베리는 13년, 로번은 11년간 뮌헨에서 뛰었다. 지난 시즌에야 현역 황혼기를 보낼 팀을 찾아 나란히 이적했다. 현재 팀의 간판인 레반도프스키(32)도 7년째 뛴다. 골키퍼 마누엘 노이어(34)는 10년째다. 2011년 입단 당시 유망주였던 그는 뮌헨에서 뛰며 세계 최고 골키퍼로 성장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아끼는 구단도 아니다. 써야 할 때는 아낌없이 지갑을 연다. 이적료에서 아껴 선수 연봉으로 챙겨준다. UEFA에 따르면 뮌헨 선수단 총 연봉은 2억7000만 파운드(4200억원)로 유럽 클럽 중 5위다. PSG(4350억원·3위)와 비슷하다. 볼프스부르크(독일)의 유피 리 마케팅 본부장은 “연봉은 선수의 자부심이다. 동기 부여가 되고, 팀에 대한 로열티도 높인다”고 말했다. 팀이 선수를 돈 주고 사는 게 아니라, 팀과 선수가 ‘파트너십(partnership)’을 형성한다. 이런 구단 정책이 선수 마음을 사로잡는다.
뮌헨은 선수가 사건이나 소송에 휘말리면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구단 차원에서 변호사를 선임한다. 회장 등 구단 임원이 선수와 평소에 소통한다. 프랑츠 베켄바워, 칼-하인츠 루메니게 등 전임 회장이 선수와 식사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다른 구단에선 보기 드문 장면이다. 뮌헨식 경영철학은 올 시즌 풍성한 수확으로 돌아왔다. 키커는 24일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상금, TV 중계권료 등 각종 수익으로 돈방석에 올랐다. 역대 최다인 1억2319만 유로(1725억원)를 받는다”고 전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