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위스콘신주(州)에서 발생한 흑인 총격 사건 관련, "미국의 영혼이 관통상을 당했다"며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바이든 후보는 2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오늘 아침 과도한 공권력 때문에 또 다른 흑인이 희생됐다는 소식에 분노와 슬픔에 잠겼다"며 "이 사건에 대한 즉각적이고 완전하며 투명한 수사를 요구하며 관련자들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는 인종차별을 미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하면서 "인간은 모두 평등하며 모두가 평등한 대우를 받는 이상을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스콘신, 시위 격화에 주방위군 투입
'제2 조지 플로이드 사건' 비화 조짐
'경합주' 대선 표심 가를 쟁점 부상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지자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24일 125명의 주 방위군을 25일 밤까지 커노샤 시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에버스 주지사는 방위군 투입에 대해 "도심 시설을 보호하고 우리 소방구조대 등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커노샤 카운티에는 오후 8시 이후 통행금지령도 내려진 상태다.
민주당 주지사 vs 주의회 다수당 공화당
민주당 소속 에버스 주지사는 "아직 세부 사항을 모두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블레이크가 미국이나 위스콘신주에서 공권력의 총에 맞은 첫 번째 흑인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서도 인종차별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민단체 위스콘신 미국시민자유연합의 크리스 오트 전무 이사는 이번 총격 사건은 "살인미수로 보인다"고 말하며 경찰의 과잉진압을 문제 삼았다.
반면 경찰노조와 위스콘신주 내 공화당 정치인들은 에버스 주지사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경찰관 출신의 반 웡가드 상원의원은 "주지사의 발언은 무책임하고 자극적이었다"며 "모든 사실을 알지 못하고 결론에 도달한 데다 위험한 시기에 유색인종과 경찰 둘 다에 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짐 스타이네케 위스콘신 의회 공화당 대표는 에버스 주지사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당장 판단을 내리고 싶은 욕구를 참아야 한다"고 신중한 처신을 촉구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법과 질서 수호" 강조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블레이크가 가정 폭력과 성범죄 전력이 있으며 경찰을 공격한 전력이 있다'는 주장을 담은 트윗 글을 리트윗했다. 또 격렬한 항의시위로 화재가 난 영상도 리트윗하며 시위의 폭력성을 꼬집었다.
현재 블레이크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내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그의 가족들은 블레이크가 생명을 잃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사건을 조사 중인 위스콘신 법무부는 연루 경찰들이 '행정적 휴직' 상태라고 밝혔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