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당창건 기념일 띄우기 실종
지난해엔 "기념일 성대히 경축"
대신 "8차 당대회 준비 박차" 주문
전날 “초급당의 역할을 높여야 우리(북한) 당정책의 정당성과 생활력이 현실에서 발휘될 수 있다”고 했던 연장선이다. 전현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북한은 당대회 6개월 전에 소집공고를 하고, 말단 단위에서부터 중앙에 이르기까지 지난 기간 업무를 총화(결산)하고, 계획을 수립한다”며 “당대회는 정치행사를 넘어 사회 전체를 점검하고, 정치 사상적으로 무장시키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이 당창건 기념일 대신 8차 당대회 띄우기에 나선 건 심각한 경제난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은 올해 원산-갈마 휴양지를 비롯해 대규모 건설 공사 완공을 계획했다. 지난 3월 착공한 평양종합병원 완공식도 당창건 기념에 맞추려 했다. 각종 ‘기념물’ 건설을 통해 주민들의 결속과 당 정책의 정당성을 과시하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난 4월 완공하려던 원산-갈마 휴양지와 관련해선 최근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다. 또 평양종합병원 역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첨단 의료 기자재를 들여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북제재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역대급 수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면치 못하면서, 계획했던 기념사업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이에 '폭죽' 대신 '허리띠 졸라매기'와 '사상 무장'으로 민심 단속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현준 교수는 “북한의 8차 당대회는 예상보다 일찍 소집됐다”며 “당대회는 정치 제도뿐만 아니라 경제 정책 제시가 핵심인데, 현재 어려운 경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