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고는 22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결승전에서 전통의 강호 신일고를 7-2로 꺾고 1975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배 정상에 올랐다.
신일고와 결승전 7회 승부에 쐐기박는 3점포
롯데 출신 김철기 강릉영동대 감독 2세
균형은 7회 초 깨졌다. 선두타자 김예준이 좌전안타를 치고나간 뒤 상대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렸다. 허인회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최재호 강릉고 감독은 이동준에게 스퀴즈 번트를 지시했고, 김예준은 홈을 파고들었다. 투수 지명성은 곧바로 공을 잡아 포수에게 건넸고, 태그를 했으나 심판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2-1. 그리고 1사 1, 2루에서 김세민이 왼쪽 담장을 넘은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사실상 우승을 결정짓는 축포였다.
김세민은 "너무 좋다. 그동안 결승에 올라왔는데도 한 번도 우승을 못 해서…야구도 잘 안 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확 풀렸다"고 웃었다. 그는 "짧게 하나만 치자는 생각으로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고, 자신있게 배트를 돌렸다"고 설명했다. 김세민은 "경기 중에도 '이러다 뒤집히나' 걱정을 하면서도 우리에겐 김진욱이란 최고의 투수가 있기때문에 자신감 있게 했다"고 했다.
최근 프로야구에선 야구인 2세들의 활약이 대단하다. 이정후(키움), 박세혁(두산), 유민상(KIA), 강진성(NC), 이성곤(삼성) 등이 돋보인다. 김세민 역시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다. 김철기 강릉영동대 감독이 바로 김세민의 아버지다. 김 감독은 대구상고를 졸업하고 프로야구 롯데에서 뛰었으며 영동대를 10년 이상 지도하고 있다.
대통령배는 김진욱을 비롯한 3학년들의 마지막 무대였다. 하지만 강릉고는 앞으로 1,2년 더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김세민을 비롯한 1, 2학년들의 기량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키움 히어로즈 김하성을 좋아한다는 김세민은 "잘 치고, 잘 받는 선수가 되고 싶다. 2학년들도 잘 하기 때문에 상대팀의 견제를 받겠지만 더 열심히 해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