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전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부정적 경제전망이 담긴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한 여파로 뉴욕증시 등 세계 주요 증시가 동반 하락한 점도 반영됐다. 한국거래소는 “아시아 증시가 전반적으로 급락한 상황에서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가 쏟아지며 코스피가 3%대 급락했다”고 평가했다.
동학개미 1조원어치 순매수에도
기관·외국인 ‘코로나 패닉’ 못 막아
Fed 부정적 전망도 겹쳐 낙폭 확대
삼바, 하이닉스 제치고 시총 2위로
이날 증시에선 시가총액 순위도 재편됐다. 바이오 의약품업체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2위 메모리 제조사인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선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날보다 1.85% 내린 79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시가총액 52조5350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4.27% 하락한 7만1800원, 시가총액은 52조2706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총은 24조원(83.4%)가량 불어난 반면, SK하이닉스는 16조원(23.7%) 넘게 증발했다. 시가총액 2위 기업이 바뀐 것은 2017년 3월 말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주력 제품인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반도체 공장이 셧다운(봉쇄)되면서 공급망 차질을 우려한 서버업체들이 제품을 대량 샀는데, 최근 주문량을 줄이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서버 D램 고객사의 재고가 늘고 있고 스마트폰 출하량에 대한 기대감도 예상에 못 미치고 있다”며 “3분기 서버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10%, 모바일 D램 가격은 5∼6%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 것도 주가 발목을 잡았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에 납품하는 반도체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며 “SK하이닉스는 매출 중 10% 이상을 화웨이가 차지하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굳건했던 시총 2위 자리가 바뀐 건 상징성이 있다고 본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바이오 업종이 코로나19 이후 대표적인 성장주로 뜨면서 반도체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주도주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직 부처 간 조율이 안 됐지만, 지금 여러 경제상황을 봐서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조금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 금지 시효가) 9월 15일까지라 정부도 방침을 정해야 할 시한이 한 달밖에 안 남았다”며 “금융위원회와 여러 부처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시장에서는 공매도 금지 연장을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황의영·문현경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