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는 노조가 사용자보다 더 강력합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현행 노동 관련 법ㆍ제도에 대한 개정 요구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런 과정없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이 추진되고 있는데 대한 반대를 분명히 했다. 18일 미하엘 라이터러 유럽연합(EU) 대사 등 21개 주한 EU 회원국 대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한 말이다. 손 회장은 EU가 한국에 요구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에 대해 선결 조건을 제시하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주한 EU 대사단 초청 간담회’에서 “올해는 한국과 EU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지 10주년이 되는 해”라고 인사한 뒤 “2차 전지, 전기차, 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한국과 EU 기업들이 협력한다면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의 핵심 발언은 노동 현안에 있었다. EU는 “한국이 ILO핵심협약 비준을 미뤄온 게 한-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에 해당한다”며 분쟁해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손 회장은 이에 대한 반박 의견을 냈다.
정부 국무회의 의결로 국회 통과 대기 중
손 회장은 “경영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법 개정 논의와 함께 노사관계가 균형ㆍ대등화 될 수 있도록 법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엔 노조가 사용자에 대한 일방적인 부당 노동행위를 했을 때 대한 처벌규정이 없다”며 “한국의 노동관계 법규는 오래전에 사용자의 힘이 노조보다 우세했을 때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현재는 노조가 사용자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법 제도의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EU 측에서도 이러한 한국의 특수성을 고려해 ILO 핵심협약 비준 문제를 이해해 주시고 협력적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U, 현재를 ILO 비준 적기로 판단하는 듯"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