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제일교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교회 인근 상인들과 주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 교회의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찾는 이가 줄어든 상가는 한산하고 주민들은 지역감염 확산을 걱정하고 있다.
상가는 영업 쉬고, 배달 주문만 받고
성북구 돌곶이역 근처 한 편의점주는 "매출이 좀 줄어든 정도가 아니다. 이번 주말부터 개미 한 마리도 안 보인다. 주변 상인들끼리 열 감지기라도 설치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편의점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이 '사랑제일교회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하냐'고 묻는 경우가 많았기에 더 불안하다"고 덧붙였다.
사랑제일교회 바로 앞 상점들의 상황은 더 심각했다. 한 한식당은 점심시간이 한창인 시간대에도 한산했다. 식당주인 이모씨는 "원래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점심 손님으로 가득 차서 자리가 없는 게 정상"이라며 "지금 1시인데도 사람이 없지 않냐. 수해로 인한 이재민 처지나 똑같은 것 같다. 가겟세도 못 낼 판"이라고 우려했다.
"교회 내 교인 가득 차면 찜질방에 몰려"
주민들은 이전부터 사랑제일교회 신도들 때문에 불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 주변에서 의류공장을 운영 중인 50대 남성은 "주말이면 도로에 대형버스가 가득 들어차 불편한 게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면서 "그 교회 교인들이 평소에도 이름과 직급이 적혀있는 명찰을 목에 건채 여행 가방을 끌고 이 일대를 휘젓고 다녔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마영식(59)씨는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이 찾아와 한 달에 만 원씩 기부하라고 그러고, 나라가 공산주의로 변하고 있다면서 시위하러 가자고 설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이유 중 하나로 '교회 내 합숙'이 꼽힌다. 주민에 따르면 교인들은 실제로 며칠씩 교회 안에서 숙식하며 지냈다고 한다. 교인들은 교회 안이 가득 차면 근처 찜질방에 몰리기도 했다. 한 주민은 "사랑제일교회 사람들이 찜질방을 떼로 다녀가면 다른 손님들이 방문을 꺼려 찜질방도 나중엔 출입금지한 거로 안다"고 말했다.
교인들, 철거 막겠다며 전셋집 구하기도
사랑제일교회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전광훈 목사를 포함해 457명이다. 확진자 중 서울 소재 확진자는 282명이며 경기는 119명, 인천은 31명이다. 비수도권에서는 충남, 강원, 경북, 전북, 대구, 대전에서 25명이 발생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