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6이닝 동안 86구를 던져 4피안타·3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했다. 토론토가 볼티모어를 7-2로 이기면서 류현진은 시즌 2승(1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05에서 3.46으로 낮아졌다. 옥에 티는 4-0으로 앞서고 있던 4회 말이었다. 선두타자 앤서니 산타데르에게 2루타를 맞았고, 1사에서 페드로 세베리노에게는 좌전 적시타를 내줘 1실점했다. 그러나 위기 관리 능력이 뛰어난 류현진은 팻 발라이카를 병살타로 잡았다.
류현진은 "한 타자에게 똑같은 구종을 던지지 않고 바꿔서 상대했는데, 제구가 생각대로 됐다. 계속 경기를 치르면서 몸 상태가 올라오고 있다. 투구 수가 늘어나도 구속은 안 나오지만, 공에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 구속은 시속 147㎞를 기록했고, 포심패스트볼·체인지업(이상 22구)·커터·싱커(이상 18구)·커브(6구) 등 다양하게 던졌다. 찰리 몬토요 토론토 감독은 "역시 선발투수가 중요하다. 류현진은 정말 대단했고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칭찬했다.
김광현은 시카고 컵스전에서 3과 3분의 2이닝 동안 57구를 던져 1개 홈런 포함해 3피안타·3볼넷·1탈삼진·1실점했다. 김광현의 원래 보직은 마무리로 지난달 25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홈 개막전에서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그런데 최근 팀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선발투수 2명이나 부상으로 빠지면서 선발로 보직을 옮겼다.
최근 코로나19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김광현은 23일 동안 등판하지 못했다. 아직 60구 이상을 던질 몸 상태는 안 된다고 판단한 마이크 실트 감독은 그를 일찍 내렸다. 김광현은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선발 합격점을 받았다. 세인트루이스는 3-1로 이겼다.
김광현은 만루 위기를 넘긴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다가 황급히 발걸음을 돌렸다. 자신이 사용하는 로진백을 마운드에 그대로 두고 온 걸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1회에는 스프링캠프나 타격 훈련 때 쓰는 모자를 썼다. 더그아웃에서 트레이너가 정규시즌 모자를 건네준 뒤에야 잘못 썼다는 사실을 알았다. 김광현은 "오랜만에 나가는 경기라 걱정을 많이 하고 긴장을 조금 했다. 그래도 결과가 나쁘지 않아서 다음 경기가 더 기대된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