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 5000만명이 즐기는 1인칭 슈팅게임 '포트 나이트'의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13일(현지시각)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앱스토어 플랫폼 반(反)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애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의 자사 결제시스템 강요와 30% 수수료 징수는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독점 횡포"라며 "소송은 금전적 보상 때문이 아니라, 앱스토어와 관련한 많은 관행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에픽게임즈는 중국 텐센트가 최대 주주(40%)인 글로벌 게임사다.
소송의 배경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2018년부터 구글·애플의 30% 수수료율이 부당하다며 대안을 모색해 왔다. 에픽게임즈는 구글플레이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직접 APK(설치파일)를 배포해 구글 앱마켓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올해 4월에야 구글플레이로 돌아왔고, 삼성전자와 협업을 통해 갤럭시폰에 포트나이트를 이용할 우회 마켓(게임 런처)을 만들었다. 팀 스위니 CEO는 15일 트위터를 통해 "앱 설치의 자유, 앱 배포의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며 "우리 모두는 권리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乙의 지지
글로벌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와 데이트 앱을 서비스하는 매치 그룹도 에픽게임즈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페이스북도 15일 "중소사업자들의 온라인 행사에 수수료를 걷지 않겠다"며 애플을 겨냥했다. 페이스북은 "애플에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 수수료 30% 감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애플 팀 쿡 CEO와 구글 순다르 피차이 CEO는 지난달 열린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도 앱 수수료율 과다 문제를 추궁받았다.
포트나이트 퇴출 이슈가 커지자 애플은 "에픽게임즈 측이 앱 스토어의 지침을 위반할 의도로 자체 결제기능을 출시했다"는 입장을 냈다. 구글도 "인앱결제 시스템 규칙을 위반했다"며 포트나이트 퇴출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서도 애플, 구글 통행세 논란
이 때문에 앱 마켓을 장악한 구글과 애플이 결제 수단을 통제해 '통행세' 성격의 수수료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국내서도 나오고 있다. 콘텐츠 유통사와 개발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집단신고를 검토 중이고, 국회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서 "(구글 애플의 수수료와 관련) 방통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위 등 3개 부처가 함께 대안을 찾고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국회 과방위 야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미래통합당)이 앱마켓 사업자가 임의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