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언론에 알려진 ‘총리 동정’은 “특별한 일정 없음”이다. 전날인 12일에도 아베 총리는 오전 내내 도쿄 도미가야(富ヶ谷)에 있는 사저에서 시간을 보낸 뒤, 오후 1시쯤 총리관저로 ‘출근’을 했다. 원폭 피해자 소송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뒤, 정부 관계자들과 면담을 한 일정이 전부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 55분 ‘퇴근’을 했다.
야마구치현 선친 묘 방문 연례행사 포기
'고 투 트래블'인데 여론 의식해 '집 콕'
"잇단 실책, 지지율 악화에 사기 떨어져"
'고 투 트래블' 인데 고이케 때문에 '귀성' 포기
‘고 투 트래블’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정부 방침이 “귀성을 자제해달라”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아베 총리도 한때 귀성을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아베 총리가 장거리 여행에 나설 경우, 여론의 악화는 불 보듯 뻔한 결과.
게다가 코로나19와 관련 사사건건 중앙정부와 대립하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도 밖으로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달라”고 요청한 상황에서 아베 총리도 귀성을 포기했다는 게 지지통신의 해설이다.
아베 총리가 휴가를 취소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골프광’으로 알려진 아베 총리는 지난 7월 말 나흘 연휴 기간에도 예년처럼 후지산 인근 별장에서 골프를 치며 휴가를 즐길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때도 고이케 도지사가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달라”고 기자회견을 바람에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 통신은 총리 주변에서 “매번 고이케 도지사의 방해를 받고 있다”는 불평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 이상설' 뒷말..."헬스장에서 진짜 운동했나"
또 다른 소식통은 “아베 총리가 너무 지친 나머지 총리직을 그만두고 싶어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건강 이상설을 의식한 듯 아베 총리는 지난 10일 7개월 만에 헬스장을 찾았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 때도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헬스장을 찾는 척하며 극비리에 진찰을 받았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도쿄의 한 소식통은 중앙일보에 “겉으로는 헬스장에서 운동했다고 하지만 아무도 모를 일이다.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악화되는 병”이라고 말했다.
"우아하게 휴양했다간 국민 반발" 눈치 보는 아베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긴급사태선언 기간 중 집에서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TV를 보는 동영상을 올렸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적이 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