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회 롯데 감독은 "8월이 승부수다. 그동안 비축한 힘을 쓰면서 치고 올라가겠다"고 했다. 놀랍게도 허 감독의 말대로 롯데는 8월이 되자마자 무섭게 진격중이다. 8월 들어 열린 7경기에서 6승 1무를 기록했다.
12일 부산 경기에선 다승 1위인 NC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까지 공략했다. 4-2로 앞선 6회 무사 만루에서 김준태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을 터트리며 8-4 승리를 거뒀다. 승패마진 -4까지 갔던 롯데는 어느새 +4(39승 35패)까지 쌓아올렸다. 4위 LG 트윈스와는 2경기, 5위 KIA 타이거즈와는 0.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7월 부진으로 멀어지는 듯 했던 가을 야구도 다시 눈 앞으로 다가왔다.
토종 선발투수들도 강해졌다. 노경은은 6월 초 부진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복귀 이후 승승장구하고 있다. 8월 들어 2경기에선 호투를 펼쳤다. 지난 2일 KIA전에선 7이닝 무실점, 8일 두산전에선 5이닝 1실점했다. 박세웅도 최근 5경기에서 3승을 거뒀다.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르는 휴식 이후 부진했던 사이드암 서준원도 4일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하고 3연패를 끊었다.
타자들의 방망이도 매섭게 돌아가고 있다. 이대호, 전준우, 손아섭 등 간판 타자들은 꾸준하다. 여기에 정훈이 부상에서 돌아오고, 한동희와 김준태가 시즌 초반보다 좋아진 모습을 보이면서 공격력이 향상됐다. 시즌 초반 반짝 활약했다 가라앉았던 딕슨 마차도도 살아났다. 롯데의 6월 경기당 평균 득점은 5.04점이었으나 7월엔 5.50점, 8월엔 6.86점으로 올라갔다.
선발투수 스트레일리, 중간 투수 구승민, 마무리 투수 김원중, 지명타자 이대호, 포수 김준태, 1루수 정훈, 2루수 안치홍, 3루수 한동희, 유격수 마차도, 외야수 손아섭·전준우·민병헌까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롯데는 2012년에 이어 또다시 전원 선발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