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지금 문재인 정부가 이런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 어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5월부터 고용 상황이 매달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고 썼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고용 동향과 관련해서다. 취업자 수 감소 폭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실업률이 7월 기준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사실에는 눈을 질끈 감았다. 주당 36시간 이상 일하는 풀타임 일자리가 135만 개나 사라졌고, 경제·산업의 허리 역할을 해야 할 40대는 계속 직장에서 밀려나고 있다. 청년 넷 중 한 명은 실업자(확장실업률 기준)라는 점 또한 일언반구가 없다. 그러면서 호전된다고 한다. 일부 마음에 드는 수치만 뽑아 내보이는 통계왜곡증이 도진 듯하다.
실업률 20년 최고치인데, 홍남기 “고용 나아져”
‘내년 성장률 OECD 34위’ 쏙 빼놓고 “올해 1위”
아전인수식 통계해석, 올바른 정책 만들 수 있나
문 대통령은 그 전날에도 “주택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가 거센 반발을 샀다. 전세난이 깊어져 서민들이 시름 짓고, 성난 국민이 신발을 던지며 “나라가 네 것이냐”고 항의하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청와대는 여론 청취도 안 하느냐. 아니면 대통령이 온통 눈·귀를 가리는 간신배들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비난까지 나왔다.
지금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책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대통령과 정부는 현실을 도외시한 채 자기 위안 삼듯 “다 잘되고 있다”고 하고 있다. 인식이 이렇게 현실과 동떨어져서야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리 없다. 대체 어떻게 국민이 다시 일자리를 찾고, 내 집 마련의 꿈을 갖도록 하겠다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