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윤주경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지난 10일까지 집계된 군 피해 현황은 모두 847건으로 나타났다. 철책 및 울타리 손상이 264건, 법면 및 옹벽 유실이 207건, 전술도로 유실이 137건이다.
특히 군 당국은 최전방 철책 손상 구간을 7㎞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방 지역의 한 군단은 피해를 복구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200억원 이상으로 추산하는 등 피해 액수가 수백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군 당국은 오는 9월까지 야전 부대의 우선순위를 훈련이 아닌 피해 복구에 둘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예정된 야외 훈련을 연기 또는 취소하고 가용 가능한 군 자원을 복구 지원에 투입한다는 것이다.
복구를 위해 현재까지 연 인원 2만5000여명과 굴삭기 등 장비 1600여대를 지원한 군은 8월 중순부터 지방자치단체의 자체 복구가 제한되는 지역에 가용한 인력과 장비를 상황에 맞도록 ‘패키지화’해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굴삭기 등 중장비는 물론, 급수 차량, 기동형 세탁·건조 장비, 침구, 구급차, 방역 장비 등을 통합 지원하는 방식이다.
접경지역 6개 시·군(파주·연천·화천·인제·양구·철원 지역) 등에서는 북측으로부터 유입될 수 있는 목함지뢰와 폭발물 탐색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강원 춘천시 의암댐 선박 전복사고 실종자 수색에도 나서 이날 사고 현장에 병력 280여명, 헬기 2대, 드론 8대, 공병단정 5대가 투입됐다.
군 당국은 또 다리 붕괴로 고립된 강원도 인제군 주민을 위해 간편조립교를 설치하고 있다. 육군 3군단은 이곳 양지교(총 길이 120m) 중 무너진 40m 구간을 간편조립교로 연결하기로 하고 이날부터 작업에 들어갔다. 간편조립교는 파괴된 교량 등을 긴급하게 잇는 다리로 24t까지 차량 통행이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현행 작전태세 유지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용 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며 “피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는 데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