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의 이름은 장마가 아니라 기후위기입니다
역대급 폭우로 전국에서 비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최근 SNS에서 확산하는 해시태그(#)다. 시민단체 '기후위기전북비상행동'이 지난 2일 시작한 이 운동은 이번 폭우를 단순한 장마로 규정하지 않는다. 근본 원인으로 '이상기후' 현상을 꼽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후위기 경고 해시태그 확산
해시태그 운동에 동참한 한 네티즌은 “위기의식을 깨닫지 못하고 몇 년이 지나면 우리가 물려줄 지구는 고통의 땅이 될 것이다” “당장 북극곰이 죽어 나가는데 인간이라고 무사할 수 있을까” “휴가 못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적었다.
이번 장마, 북극 이상기온 영향
유기한 기상청 사무관은 “동시베리아 지역과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져 대기 흐름을 막는 블로킹(온난고기압) 현상이 이뤄지고 있다. 또 우리나라에 찬 공기를 계속 내려보내기 때문에 장마가 이어지는 것”이라며 “북극의 이상기온이 아시아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상기후로 인한 결과가 이번에는 장마로 나타났지만, 다음에는 폭염이나 가뭄ㆍ폭풍우ㆍ태풍ㆍ여름철 저온현상 등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기후의 원인을 명확하게 규명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이 크게 영향이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사무국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면서 북극 빙하가 녹고 있다. 이번에 동시베리아의 기온도 평년보다 10℃ 높은 38℃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매미나방ㆍ대벌레 떼도 이상기후 원인
김태우 국립생물자원관 동물자원과 환경연구사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 온도가 높아지게 되면 해충이 죽지 않고 살아남아 이런 ‘돌발해충’이 발생할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곤충 부화율도 높고 성충이 되기까지 성장 시간이 단축되고 성충의 수명도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곤충의 종류는 달라지겠지만, 앞으로 계속해서 대규모 해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다.
김 사무국장은 “답은 나와 있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해 지구 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에 결국 온실가스를 배출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모든 산업활동과 경제활동을 이끌어 온 것이 온실가스이지만 이 시스템을 바꾸지 않으면 재앙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 '0'이 현실성 있냐는 물음에 그는 “가능하냐가 아니라 가능하도록 만들어나가야 한다. 우리에겐 선택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