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부지방의 장마는 역대 가장 긴 장마가 됐다. 지난 6월 24일부터 시작된 중부지방의 장마는 8월 12일 50일째로, 종전의 최장기록인 2013년의 ‘49일’ 기록을 깼다.
기상청은 11일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경기도와 강원영서에 비가 내릴 것”이라며 “장마전선은 이후 북쪽으로 확 밀려올라가 흩어지고, 올해의 장마가 끝날 것"이라고 밝혔다. 16일까지 장맛비가 이어질 경우 중부지방의 장마 길이는 54일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긴 장마가 된다.
12일 멈췄다가 16일까지 장맛비
잠시 물러났던 장마전선은 13일 다시 내려온다. 서해상에서 남풍을 타고 계속해서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장마전선의 비구름대는 사흘간 중부지방에 또 많은 비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 난데없는 비구름… 12일 낮까지
11일 밤과 12일 새벽까지 남해안과 제주도에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매우 강한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상돼, 해안가 지역 안전사고와 비 피해에 대비해야 한다.
11일 오전부터 남해상에 생겨나기 시작한 비구름대는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계속해서 불어들어오는 수증기가 북서쪽에서 들어오는 찬 공기와 부딪혀 만들어졌다. 기상청 관계자는 "남해상에서 지면과 가까운 대기 하층으로는 남서풍을 따라 덥고 습한 공기가 들어오지만, 5㎞ 상공에는 산둥반도쪽에서 불어들어오는 찬 북서풍이 들어왔다"며 "두 공기가 만나 구름이 만들어진 뒤, 남쪽에는 거대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이동하지 못하고 남해상에 계속해서 뭉치며 비구름이 발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부분 비는 11일 밤 그치지만 전라도와 경남 지역에는 12일 오전까지, 제주도는 12일 저녁까지 비가 이어진다. 12일까지 경남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30~80㎜(제주도산지 100㎜ 이상), 전라도와 경남 지역에는 20~60㎜의 비가 예상된다. 남해안과 지리산에는 돌풍과 천둥번개도 친다.
뜨거운 공기와 수증기가 뒤섞이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져, 12일 오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 20~80㎜의 소나기가 오락가락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 폭염… 여름 시작
남부지방은 폭염이 시작됐다.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는 13일까지 낮 최고기온 35도 가까이 올라 타는 듯한 더위가 예상되고, 습도까지 높아 체감온도는 1~2도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밤 사이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지금까지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다소 낮았지만, 북태평양고기압이 본격적으로 확장하면 비가 그치자 마자 전국에 폭염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