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년 2개월 만에 2400 돌파
그사이 뭐가 달라진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기치 못한 악재가 생겼다. 지난 1월 2267.25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코로나19 여파로 3월 1457.64까지 밀려났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경기 부양책을 쏟아내면서 지수가 회복세를 타기 시작, 5개월여 만에 60% 넘게 급반등했다. 그렇다고 국내 경제가 좋아진 건 아니다.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 1분기(-1.3%)에 이어 2분기(-3.3%)에도 역성장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최악의 수출 부진이 닥친 결과다.
'돈의 힘'에 개인 매수세 지속 영향
넘치는 자금은 개인 투자자를 증시로 잡아끈다. 은행에 돈을 맡기자니 예금 금리가 0% 대에 불과하고, 부동산에 투자하기엔 집값이 너무 비싸다. 개인들은 올해 들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주식을 46조원어치 순매수했다. '빚투'(빚내서 투자)에도 여념이 없다. 10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7조2116억원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돈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의 선호도가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 코스피를 이끈 'BBIG7'에 대한 개인 순매수 규모만 1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BBIG7'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카카오, 네이버, 엔씨소프트, LG화학, 삼성SDI 등 7개 종목을 말한다.
"기업 이익 개선돼 코스피 상승"
달러 약세로 원화 가치가 달러당 1180원대로 상승(환율은 하락)한 점도 한몫한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주식 투자하는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익이 기대돼 투자심리가 개선된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 속에 외국인 자금이 그간 상승장에 소외됐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유입되면 지수가 한 단계 레벨업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미·중 갈등과 미국 대통령 선거 같은 불안 요인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해외 증시는 어떨까. 시장에 돈이 많이 풀린 덕에 세계 증시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연일 새로 쓰고 있고, 중국 상하이지수도 2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증시는 부양책 기대감으로 좀 더 오를 수 있겠지만, 일본은 성장세가 더딘 기업이 많아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