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남편과 함께 장을 보러 온 40대 주부 김모씨는 진열된 시금치의 상태를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 시금치 뿌리의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던 그는 “평소엔 (한 봉에) 2000원인데 이렇게 비싸졌다”며 3880원짜리 시금치 한 봉을 카트에 담았다. 아내와 함께 마트를 찾은 70대 남성은 “보통 장마가 끝나면 (채소와 과일의) 수급이 어려워진다. 다음 주엔 많이 비싸질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 호우 피해로 채소 값 급등
업계 “13일부터 15~20% 뛸 것”
대형마트에서 배추 한 포기는 지난 3일 4280원에서 10일 4780원으로 올랐다. 일주일간 가격 상승률은 11.7%다. 상추(27.8%)와 파프리카(16.9%)·깐마늘(6.1%)·대파(7.2%) 등도 일제히 올랐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는 일반적으로 전주 목요일부터 금주 수요일까지 상황을 반영해 채소 가격을 정한다. 지난 주말 집중호우 피해로 채소 도매가격이 오른 것을 소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는 13일부터 잎채소 위주로 채소 가격이 15~2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부 과일 가격은 장마의 영향으로 오히려 내려가는 추세다. 보통 수확 일주일 전을 과일의 당도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로 본다. 이때 비가 많이 오면 과일이 수분을 대량으로 흡수해 당도가 떨어진다. 10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수박 10㎏ 상자(특) 도매가격은 소폭 오르락내리락했다. 복숭아 가격은 품종에 따라 많게는 전날보다 27%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