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는 폭발 사고와 관련한 가짜 영상까지 등장했다. 이런 가운데 폭발 현장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레바논 지도자를 대신해 성난 민심을 위로했다.
거리 곳곳에 “레바논 정부가 테러리스트”, “거리의 교수대에 매달아라” 등 피켓이 걸렸고, 법무부 장관에게는 물병이 날아갔다.
레바논 보안군이 시위대를 해산하기 위해 최루탄을 발사하면서 충돌이 일어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다쳤다.
SNS에는 가짜 뉴스 확산
원본 사진은 CNN 베이루트지부 미디어 담당자가 사고 현장 인근에서 직접 찍었다. 그러나 SNS에 올라온 사진은 원본 사진의 색조를 조작해 부정적 효과를 냈다. 또 연기 위쪽으로 미사일로 추정되는 물체도 추가됐다.
사진 촬영자는 원본과 비교한 결과 해당 사진이 조작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미사일도 없었고, 항공기나 드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현재 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틱톡 등에서 베이루트 폭발 참사 관련 가짜 영상과 뉴스 등이 유포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에 페이스북은 가짜 콘텐트에 '허위 정보' 경고 딱지를 붙였고, 유튜브, 틱톡 측은 가짜 영상을 정책 위반으로 삭제 조치 중이다. 그러나 여전히 조회수가 8400건에 이르는 한 가짜 영상이 SNS에서 확산하고 있다고 CNN은 지적했다.
사고 아닌 인재(人災)…정부가 테러리스트
레바논 정부 문서에 따르면 레바논 정부 관료들은 고위험성 폭발물인 질산암모늄이 베이루트 항만 창고에 수년간 방치돼 있던 사실을 알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레바논 국영 통신 NNA에 따르면 레바논 사법 당국은 이날 항만과 세관 관계자 등 최소 16명을 체포해 구속 수사를 시작했다. 이들은 창고 유지·보수 관리자들로 질산암모늄 관리를 소홀히 해 폭발 사고로 이어지게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파디 아키키 레바논 군사법원 판사는 이들이 폭발 사고 발생 몇 시간 전 질산암모늄 관리 저장 창고를 정비했다고 전했다.
성난 레바논 민심 달랜 마크롱 대통령
레바논 시민들은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레바논 정치 지도자들로부터 해방시켜 달라”고 외쳤다. 이에 마크롱은 “레바논 원조가 부정부패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셸아운 대통령, 하산 디아브 총리 등 레바논 지도자들도 만나 개혁을 당부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고 “레바논에 개혁이 없다면 계속 침몰할 것”이라 경고하며 국제사회의 투명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