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칸소주의 보온빌 주민 도일 크렌숀은 최근 중국에서 배송된 씨앗 꾸러미를 받았다. 그는 “당시 소포는 중국에서 왔다고 했고 겉에는 ‘스터드형 이어링’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기 위해 씨앗을 심었는데 미친 듯 자라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격주에 한번씩 씨앗을 살피러 갔는데 식물은 금세 성인 남성의 무릎까지 자랐다. 호박과 비슷한 오렌지색 꽃이 핀 후 커다란 흰 열매도 맺었다.
중국발 씨앗이 배달된 것은 지난달부터다. 그후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주문한 적 없는 소포를 받은 사람들은 씨앗을 심거나 만지지 말고 원래 포장에 넣어둔 채 농림부 수거요청에 따를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남성은 미 정부가 씨앗을 땅에 심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 전에 사유지에 심었다. 현재 50개주 전역에 씨앗들이 배달된 것으로 보고됐다.
美 농무부, 겨자·양배추·허브 등 14종 확인
구체적으로 겨자, 양배추, 민트·로즈메리·라벤더·세이지 등 허브, 장미·히비스커스·나팔꽃 등의 씨앗이었다.
농무부는 “정체가 확인된 씨앗 가운데 유해한 것은 없었다”면서도 씨앗을 땅에 심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지난달 미국과 캐나다·일본 등 여러 나라에 중국발로 정체불명의 씨앗이 배달되면서 큰 혼란이 일었다.
미국에서는 워싱턴·조지아·캔자스·메릴랜드·미네소타·네바다주 등에서 겉면에는 ‘보석’ 또는 ‘장난감’이라고 쓰여있으나 내용물은 씨앗인 소포를 받았다는 신고가 여러 건 접수됐다.
중국발 ‘생화학 테러’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으나 미국 농무부는 “현재까지 ‘주문하지 않은 상품을 무작위로 발송해 매출 순위를 올리는 사기’인 ‘브러싱 스캠’(brushing scam) 외 다른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앞서 이에 대해 소포가 위조됐다며 미국에서 소포를 넘겨받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