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볼커와 앨런 그린스펀은 1980~90년대 연방준비제도(Fed)의 의장을 맡아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명성을 쌓았다.
1980년 이후 볼커-그린스펀이 뿌리내린 선제적 금리 조절
물가 목표치 근접하면 미리 돈줄 죄 인플레 억제..V-G 패러다임 일부
WSJ "Fed가 물가 2% 넘어도 일정 기간 용인하는 방안 검토"
제로금리 정책이 현재 예측보다 길어져 신흥시장에 달러 유입 더 늘수도
“물가 2% 넘는 것 일정 기간 용인”
선제적 기준금리 조절은 인플레이션이 Fed가 내부적으로 삼고 있는 연 2%를 넘어설 기미를 보이면 돈줄을 죄는 정책이다. 1994년 1월 그린스펀이 기습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일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 바람에 미 서부 부자 동네인 오렌지카운티 등이 파산했다.
WSJ에 따르면 Fed가 선제적 통화정책을 사실상 접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대신 물가가 기준선(예를 들면 연 2%)을 넘어서더라도 일정 기간 돈줄을 죄지 않을 요량이다.
파월, 이미 변화 귀띔
파월이 WSJ의 보도대로 선제적 대응을 접으면, 최근 한 세대 동안 지배적 통화정책 방법론인 V-G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첫 중앙은행가가 된다.
WSJ는골드먼삭스 이코노미스트 등의 말을 빌려 “선제 조치 중단으로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우선 미국의 물가가 2%를 넘어설 듯한 기미만 모여도 뉴욕 증시에서는 자산가격이 Fed보다 앞서 움직였다. 대체로 시중금리가 오르고 주가가 내렸다. 이제는 미 물가가 2%를 넘어서더라도 시장이 미리 반응하는 일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달러 약세-금값 강세 오래갈 수도
Fed의 선제적 대응 중단 때문에 달러 약세가 좀 더 오래갈 수도 있다. 요즘 한국 등 주요 신흥시장엔 달러 약세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외인자금 유입이 어느 순간 갑자기 역류할 가능성이 작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신 금값 등 요즘 강세를 보이는 상품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 최근 금값 상승은 인플레이션보다는 Fed의 공격적 돈풀기 자체에 대한 반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