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는 27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 사참위 대회의실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규모 정밀추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열린 '가습기살균제 참사 진상규명 청문회' 후속 조치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전국 만19∼69세 성인남녀 1만5472명(5000가구)을 대상으로 방문 면접 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신뢰수준은 95%, 표본오차는 ±1.414%포인트다.
연구 결과 가습기살균제 사용자 중 천식이나 비염, 간질성 폐 질환 등 병원에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질병을 진단받고 사망한 인구는 약 1만4000명(최소 1만3000명∼최대 1만6000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달 17일 기준 가습기살균제 관련 사망자로 정부에 접수된 피해 인원은 1553명이다. 이번 연구에서 추산한 전체 사망자의 11%에 불과한 것이다. 이에 실제 사망 인원은 더 많을 것이라는 게 사참위 설명이다.
1994년부터 2011년까지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약 627만명(최소 574만명∼최대 681만명)으로 추산됐다. 임산부나 만 7세 이하 자녀가 있는 가구의 경우 가습기살균제 노출이 일반 가구보다 각각 1.2배, 1.8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건강피해 경험자를 약 67만명(최소 61만명∼최대 73만명)으로 파악했다. 새로운 증상이나 질병이 발생한 인구가 약 52만명, 기존 질병이 악화된 인원이 약 15만명인 것으로 봤다.
건강피해로 실제 병원 진료를 받은 인구는 약 55만명(최소 51만명∼최대 60만명)으로 추정됐다. 질병별 피해인구 규모는 비염(34만2111명)이 가장 많았고 폐 질환(20만3060명), 피부질환(16만5537명), 천식(13만9051명) 등이었다.
최예용 사참위 부위원장은 "2006년부터 6차례에 걸쳐 가습기살균제 참사 관련 실태조사가 있었지만 사망자를 추산한 연구는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최 부위원장은 "다음 달이면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알려진 지 9년이 되는데 아직도 참사 피해자가 어느 정도인지조차 파악이 안 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로 참사의 실체적 진실에 조금이나마 다가간 느낌이다. 실체 규명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