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멜라 『적어도 두 번』
‘퀴어’는 최근 한국 문학의 주요 키워드다. 젊은 작가들이 새로운 상상력을 펼쳐 보인다. 정상·비정상 이분법에 반기를 들고,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라는 구호 아래 ‘일상의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정체성 정치’의 일환이다. 그중에서도 김멜라는 단연 압도적이다. 매혹적이고 그로테스크한 글쓰기로, 최근 읽은 퀴어 문학 중 최고다. 인용문은 소설집 『적어도 두 번』 중 ‘호르몬을 춰줘요’에 나온다. “나는 등번호 9번에 윙포워드 … 그리고 IS다”로 시작하는 소설이다. IS(intersex·間性)가 소재다. 소설가 구병모는 “한번 닿으면 뇌리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을 얼음의 문장과 마취제도 없이 몸속을 휘젓는 그로테스크의 칼날”을 발견할 수 있다고 추천사를 썼다.
양성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