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이 스파이 행위와 지적재산권 절도의 중심지”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23일(현지시간)에는 미 법무부가 중국 인민해방군(PLA) 신분을 감추려 한 4명의 중국인이 비자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고 밝혔다. 왕신, 탕쥐앤, 송첸, 자오 카이카이 4명이다.
인민해방군 신분 속이고 美비자 받은 4명
3명은 체포, 1명은 샌프란 영사관 피신
美 "대학 연구 자료 빼내 중국군에 보내"
中 "신분만으로 기밀유출 단정 못해"
존 데머스 미 법무부 국가안보국 변호사는 “이 중국 인민해방군 대원들은 PLA와의 관계를 숨긴 채 연구 비자를 신청했다”며 “이는 중국 공산당의 또 다른 계획의 일부이며 FBI와 함께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은 우리의 소중한 지식재산과 사업 기밀을 훔쳤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민해방군 신분 숨겼다 들통나자 영사관 피신
이를 토대로 FBI가 지난달 20일 그를 불러 조사했지만 그는 또 한 번 군 복무 사실을 부인했다. 조사를 받은 뒤에는 주샌프란시스코 중국 총영사관으로 피신했다. FBI의 자택 압수수색 결과 전자매체에서 PLA 군복을 입은 사진이 추가로 발견됐고 FBI는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이는 주휴스턴 중국 영사관 폐쇄 명령이 나온 뒤 처음 공개됐다.
중국 군 지시 받으며 미국서 뇌질환 연구?
그러나 FBI는 기소장에서 이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입국 당시 여전히 PLA 소속이었으며 그를 보냈다고 기재된 병원이 PLA의 위장병원이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그가 작성한 논문이 베이징 공군종합병원과 시안의 중국 공군 의대와 연계돼 있고 공군종합병원 신경과 참여 의사로도 등록돼 있다는 근거를 댔다.
압수된 노트북에선 ‘2018 방문 학교 중요 정보’란 파일이 삭제돼 있었다. FBI가 이를 복구했는데 그 중 하나는 뉴욕 주재 중국 영사관에 보낸 문건이었다. 그는 몇 년 더 머무르기 위해 PLA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또다른 문건에선 “중국군 승인 문서는 기밀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메일로는 보낼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대학 연구 자료 빼내 中 군사연구소 보내"
기소장에 따르면 그는 중국 군사연구소의 지시를 받고 있었으며 이메일을 통해 캘리포니아 대학에서 입수한 연구 정보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왕은 LA 공항 도착 당일 아침 자신의 휴대폰의 위챗(중국식 카카오톡) 메시지도 전부 지웠다. 미 검찰은 왕씨의 유죄가 확정되면 법정 최고 형량인 징역 10년과 벌금 25만 달러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중 중앙군사위 직속 요원이 인공지능 연구원 근무"
존 브라운 FBI 국가안보국 사무차장은 “오늘 발표는 중국 정부가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침투해 왔는지를 보여준다”며 “FBI가 미 전역 25개 도시에서 PLA 조직원들이 실체를 감추기 위해 공동 대응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말했다.
中 "심혈관 의사가 어떻게 미국 국익 해치나"
그러면서 “미국은 법률을 다른 국가 기관과 인원을 억압하는 핑계와 도구로 삼고 있다”며 “각종 구실을 이용해 재미 연구원에 대한 부당한 제한과 억압을 하는 것을 즉각 멈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연구원들의 신분만으로 기밀 유출을 단정할 수 없으며 미국이 합당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PLA 소속인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