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폭으로 감소한 수출이 직격탄이었다. 2분기 수출은 자동차·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1분기 대비 16.6% 감소했다. 1963년 4분기(-24%) 이후 56년여 만에 받아든 최악의 성적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전 세계적으로 교역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투자도 부진했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각각 1.3%, 2.9% 감소했다. 그나마 소비가 살아나면서 더 큰 충격을 막았다. 민간소비는 승용차나 가전제품 같은 내구재를 중심으로 1.4% 증가했다.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효과다. 정부 소비도 1% 늘었다.
2분기, 외환위기 후 22년래 최악
수출 -16.6%, 56년만에 최대 감소
한국 코로나 충격파 예상보다 커
연 성장률 마이너스 탈출 비상등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2003년 1~2분기 이후 17년 만의 일이다. 통상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는 경기 침체(리세션)의 신호로 본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경기 하강 국면에 있었고, 코로나19 쇼크(충격)가 더해져 하강 속도가 빨라졌다”고 말했다.
성장률 17년 만에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경기침체 신호”
일단 역대 최대 규모(35조1000억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는 3분기에는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박 국장은 “주요국의 코로나19가 재확산하더라도 경기 위축을 우려해 락다운(이동 제한 등)을 강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대 수출국인 중국 경제가 2분기에 급반등한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코로나가 진정되는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트랙의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각각 -1.2%, -2.1%로 전망했다. 한은의 전망치는 -0.2%지만, 이주열 총재가 “지난 5월 전망치(-0.2%)를 하회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다음 달 이를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박 국장은 “-0.2%를 달성하려면 3~4분기 평균 3%씩(전기 대비) 성장해야 한다”며 “만약 3~4분기 성장률이 평균 1.8% 정도에 그치면 연간 성장률은 -1%까지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경기 인식이 안이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대로 가면 올해 -2%대까지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전 분기 비교로는 3분기 반등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통계상으로만 좋아진 것일 뿐 실제 경제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중국 같은 나라는 자국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히 경제 성장이 가능하지만 한국은 수출이 받쳐주지 않으면 어렵다”며 “대외 수요를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하반기도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기업 투자가 부진하고, 고용시장도 얼어붙어 침체의 장기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수출 회복 속도마저 기대에 못 미치면 연간으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세종=김남준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