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홍콩’ 기회를 잡아라〈하〉
GMTCK 같은 글로벌 R&D센터 유치는 탈홍콩 시대를 맞아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다. 홍콩에는 홍콩대와 홍콩과기대 등의 인력을 기반으로 한 자동차·바이오·물류와 나노기술 R&D센터가 들어서 있다.
“한국이 가진 인력풀에 끌렸다”
홍콩 이탈기업 끌어올 ‘당근’ 절실
정태경 차의과대 데이터경영학과 교수는 “동아시아 경쟁국인 중국이나 일본과 비교해도 한국은 4차 산업혁명 기술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짚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업이 R&D센터로 탐낼 만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정서법’과 정치적 리스크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글로벌 생활용품회사 관계자는 “외국자본이 와서 돈을 버니깐 그만큼 한국에 내놓고 가라는 인식이 강하고, 정부도 이런 정서에 기대 외국계 기업을 압박한다”며 “이런 분위기 때문에 추가 투자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외 IT기업 관계자는 “노동 규제는 어느 국가에나 있어 그 자체론 문제가 안 되지만, 그 규제를 해석하는 기준이 정권에 따라 바뀌어 일관성이 없어서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홍콩 이탈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되레 정부는 산업·수출입·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의 지방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조는 “노무현 정부도 국책은행은 동북아 금융 중심지 육성을 위해 지방이전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수도 서울조차 홍콩 대체지로 부상하지 못해 도쿄·싱가포르에 빼앗기고 있는데, 이는 금융 중심지 정책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청와대에 보내기로 했다.
◆특별취재팀=강기헌·최선욱·안효성·전수진·하남현·조현숙 기자, 신경진 중국연구소 소장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