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는 다른 말로 하면 시야가 좁은 사람이다. 시야가 좁은 사람들이 가지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 지나친 일반화 현상(overgeneralization). 하나의 사건이나 사실에 대해 어떤 검증도 거치지 않은 채 그것이 절대적인 것인 양하는 현상이다. 이런 심리를 가진 사람들은 늘 단정적인 말을 사용한다. ‘결코’ ‘항상’ ‘매번’ ‘아무도’ 등의 단정적 언어를 사용하여 다른 가능성의 문을 닫아버린다. 이야기를 시작하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장광설을 늘어놓거나 다른 사람 말을 끊고 ‘그게 아니고’ 하면서 끼어들어 주책바가지 소리를 듣는다.
‘꼰대’는 사회 분열의 원인
일반화, 양극화된 사고
지레짐작이 습관적인 사람
서둘러 교정 훈련해야
세 번째 특징은 지레짐작(reading mind)이다. 독심술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모든 사람이 다 자기처럼 생각한다고 여기는 왜곡된 사고방식을 말한다. 명확한 증거도 없이 무작정 결론으로 건너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사람을 꼰대라 부른다. 이들이 사회 분열의 원인이다.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의 문제가 무엇인가? 우선 자신의 삶을 위축하고 제한한다. 가리는 게 많아서 스스로 제한한 동선 안에서 맴도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된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삶의 다양성을 키우기는커녕 병적인 고정관념만 늘어나서 다른 사람들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집불통이 되어간다. 마음 안에 상실과 불만족에 대한 생각이 떠돌아다녀서 내적 상태가 늘 불안하고 불행하다. 논리적인 능력을 상실해서 지적 기반이 허약하여 선동적인 말에 휩쓸리는 경우가 늘어난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대량 살상극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매카시즘이 불러온 빨갱이 색출 사건,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정권에 의해 자행된 부르주아 학살극이 그 증거다. 좌파와 우파의 꼰대들이 대량 살상의 주범자들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꼰대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가지 이유 중 트라우마가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러 가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일제에 대한 트라우마로 친일파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고, 6·25를 겪은 사람들은 빨갱이에 대한 트라우마, 군부독재를 겪은 사람들은 우파 폭정에 대한 트라우마. 그래서 지금도 어떤 일이 발생하면 양쪽으로 나뉘어 서로를 적대적으로 대한다. 이런 사고방식은 병적인 것이고 사회분열의 원인이기에 반드시 고쳐야만 한다.
그렇다면 내가 꼰대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정치 이야기가 나왔을 때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나 혼자 떠들면 꼰대일 가능성이 높다.
꼰대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교정훈련을 해야 한다. 우선 절대적 용어를 사용하지 말고 구체적이고 중도적인 언어를 사용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이건 절대적인 것이 아니야,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어” 하고 혼잣말을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의견에 왜 이렇게 화가 날까? 하고 자신에게 계속 묻는 훈련도 필요하다. 이런 훈련을 해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꼰대로 보지 않고 어르신으로 대할 것이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다.
홍성남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