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부산검역소는 22일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엔데버호(877t)에서 러시아 선원 1명이 확진됐다고 밝혔다. 검역소는 지난 21일 오전 10시 입항한 엔데버호 선원 22명 전원의 대해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했다. 검역소는 지난 20일부터 부산항에 입항하는 러시아 선박에 대해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코로나19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 그 결과 22일 오전 7시 양성 1명, 음성 21명 결과가 나왔다.
21일 입항한 러시아 선박서 선원 1명 확진
나머지 선원 21명 음성…선박 내 자가격리
"외부 격리시설 이송"…주민 반발로 난항
확진 판정을 받은 엔데버호 러시아 선원의 접촉자는 해운대리점 직원 1명으로 조사됐다. 검역소 측은 접촉자의 마스크 착용 여부, 승선 시간 등을 확인해 접촉자에 대한 진단검사와 자가격리 등 후속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검역소는 이 배의 하역작업에 참여한 인원은 없으며, 하선한 선원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음성판정을 받은 나머지 선원 21명은 14일간 선박 내 격리된다.
선박 구조상 선박 내 격리는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외부 자가격리시설로 이송해야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길수 한국해양대 교수는 “선박 내 객실은 수송관(덕트·duct)과 환기구가 다 연결돼 있어서 공기 중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남아 있으면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선박은 구조적으로 ‘자가격리’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선원을 외부 격리시설로 이송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외부 자가격리시설 지정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3일 부산 송도 해수욕장 인근의 A 호텔을 외부 자가격리시설로 지정했지만, 인근 상인과 주민의 반발로 지난 17일 중구로 옮겼다. 그러자 중구청은 지난 20일 “구청과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해양수산부의 시설 지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해수부와 부산시에 공문을 보내 시설 지정 철회를 공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