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은 깔따구류의 일종인 등깔따구 유충이다. 깔따구는 깔따굿과(科)의 곤충으로 몸길이가 11㎜ 정도다.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사람을 물지 않는다. 등깔따구는 한국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는 깔따구류 중 하나다.
반면 경기 파주와 화성시 등에서 발견된 유충은 나방파리 유충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방파리는 하트 모양의 날개를 가진 해충이다. 나방파리 유충 역시 깔따구 유충과 비슷한 0.5~1㎝ 크기에 머리 부분이 몸통보다 조금 작다. 몸통은 주로 흰색과 옅은 노란색을 띤다.
박선재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수돗물에서 발견된 유충을 분석한 결과 등깔따구와 나방파리 유충이 주로 발견됐고, 실지렁이도 있었다”며 “깔따구와 나방파리 유충은 맨눈으로는 구별이 사실상 불가능하며 현미경을 통해 봐야 종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등깔따구는 다리, 나방파리는 호흡관 있어
우선 등깔따구 유충은 머리와 꼬리 쪽에 실처럼 가느다란 다리가 있었다. 반면, 나방파리의 유충에는 다리가 보이지 않았다. 대신 꼬리 쪽에 작은 돌기가 보였다.
박 연구관은 “나방파리는 등깔따구처럼 다리는 없지만, 꼬리 쪽에 튜브 형태의 호흡관이 있어서 이곳을 통해 숨을 쉰다”고 설명했다.
나방파리 유충, 깔따구와 달리 염소에 약해
깔따구는 늦봄에서 여름 사이 수온이 높을 때 저수조, 수도꼭지, 호스 등 정체된 곳에 알을 낳는다. 특히, 깔따구 유충의 경우 염소에 대한 저항성이 강해 잔류염소 50mg/L에서 48시간 처리 후에도 생존한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정수장 내 개방된 곳이나 배수지, 관로 파손 부위 등을 통해 수돗물 공급과정에 유입될 수 있다.
박 연구관은 “나방파리는 깔따구처럼 물속에 사는 유충이 아니다”며 “반수서생물이라고 해서 축축한 곳을 좋아하고, 물속에서 활동할 때도 꼬리 쪽에 있는 호흡관을 물 밖에 내밀어서 숨을 쉰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