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부로 구성된 전시에선 『삼국사기』 (국보 322-1호) 『삼국유사』권 1~2(국보 306-3호)를 시작으로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327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고려초 제작된 ‘청자 순화4년 명 항아리’(국보 326호, 이화여대) 등을 만날 수 있다.
중앙박물관 ‘새 보물 납시었네’ 전
새로 국보·보물 된 196점 한자리에
간송미술관 소장품도 22건 나들이
문화재청 황정연 학예연구사는 “실록이나 사초는 사관 외에는 볼 수 없다는 원칙이 조선 내내 지켜졌지만 18세기 들어 임금이 볼 수 있게 선대 왕이나 왕비의 공식 행장(죽은 이의 간략한 행적)만 별도 편찬한 게 봉모당본”이라고 설명했다. 영조, 정조, 철종, 헌종, 순조실록에 한해 전해지는데 이번 전시엔 정조실록 부록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선 ‘강산무진도’(보물 2029호, 국립중앙박물관)와 나란히 배치됐다. 이인문(1745~1824 이후)이 심사정의 영향을 받아 제작한 가로 8.5m에 이르는 산수화로, 460여 명에 이르는 인물들까지 담아 일종의 풍속화 역할도 한다. 두 작품이 한 공간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 세부를 잘 볼 수 있게 가로 35m, 높이 3.5m 대형 벽에 디지털 스캔으로 재현한 것도 볼거리다. 다만 ‘촉잔도권’의 경우 8월 12일 이후엔 영인본 전시로 대체될 예정이다.
금강산 1만2000봉을 그린 정선의 ‘풍악내산총람도’(보물 1951호), 김홍도의 ‘마상청앵도’(보물 1970호), 신윤복의 ‘미인도’(보물 1973호, 8월 12일부터 전시) 등도 나왔다. 간송 측이 이처럼 대규모로 소장 유물을 외부에 내준 것은 처음. 간송미술관 관계자는 “수장고 신축공사가 진행 중인 데다 코로나19 등으로 올해 정기전시회는 없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가 당분간 간송 유물을 접할 유일한 기회란 얘기다. 다만 3주 단위로 번갈아 전시되는 교체 시점(8월 12일, 9월 4일)을 체크해 관람해야 한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새 보물 전시회는 201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규모로는 역대급”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일부 유물이 교체되므로 두 번은 봐야 할 정도로 귀한 기회”라고 말했다. 관람은 온라인 예약을 받아 9월 27일까지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200명씩 가능하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