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인 IHS마킷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5.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내년에는 4.4%의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IHS마킷은 “2차 경기 하강의 시기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1차 침체보다 더 심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회복세 미약, 미국 코로나 재확산
IHS마킷 “연말께 2차 경기 하강”
NYT도 V자 반등에 회의적 전망
경제의 기초 체력이 떨어진 탓에 잠깐의 반등세를 이어갈 힘도 달린다. IHS마킷은 보고서에서 “재정과 통화의 추가 부양책이 없으면 경기 회복을 위한 주요 동력은 곧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간신히 떠받친 ‘돈의 약발’이 사라지면 힘 빠진 경기가 다시 하강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도 비슷한 생각이다. CNBC에 따르면 다이먼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기에는 실업률과 연체율이 올라간다. 대손상각(대출에 대한 금융회사의 손실처리)은 늘어나고 집값은 내려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이 중 어떤 것도 맞지 않는 상태”라며 “오히려 저축과 소득이 늘고 주택 가격은 올라 경기 침체의 충격을 당장 느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돈줄을 푼 탓에 가계와 시장이 착시 현상에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동성 공급을 위해 풀었던 ‘수도꼭지를 조이면’(통화정책을 긴축으로 돌리면) 충격파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JP모건은 올해 미국의 실업률을 11% 수준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치보다 4.3%포인트 높였다.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전제로 예상한 실업률은 23%에 달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14일 세계 경제 전망을 주제로 한 전화 콘퍼런스에서 2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이 -35%(전 분기 대비 연율)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3분기 성장률은 20%로 반등하겠지만 4분기에는 6%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경제 전문가 상당수가 V자형 경기 회복에 회의적”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침체가 경제에 영구적 손상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국 경제의 고통스러운 하강이 오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