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A면장이 확진 판정을 받자 전남 관가가 발칵 뒤집혔다. 영암의 한 골프장에서 A면장을 비롯한 공무원 12명이 무더기로 골프를 친 나흘 뒤여서다. 이날 라운딩에는 영암군청 7명과 전남도청 3명, 광주시청 1명, 보성군청 1명 등이 함께했다.
이들의 행적이 추가로 공개될수록 여론은 나빠졌다. 당시 3개 조로 나눠 골프를 친 이들은 함께 식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A면장은 평일인 지난 2일에도 같은 골프장에서 유지들과 골프를 친 것까지 밝혀져 공직사회의 체면을 구겼다. 그는 퇴직을 앞두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광주고시학원에서 수업을 듣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여론이 들끓자 이들이 소속된 지방자치단체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도는 지난 14일 A씨와 골프를 친 도청 팀장급 공무원 3명을 전원 직위해제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영암군청 공무원 7명 전원이 직위해제됐다. 이들은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최종 징계 수위가 결정된다.
지역민들은 이들의 행동을 놓고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다. 단체 골프를 한 시점이 인근 광주에서 무서운 속도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던 상황이어서다. 광주에서는 지난달 27일 재확산 후 19일 동안 137명이 추가 확진을 받았다. 코로나19 발생 후 넉달여간 광주의 총 확진자(33명)의 네 배가 넘는 규모다.
급기야 광주시는 지난 3일 전국 지자체 최초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광주시청과 광주시교육청 등의 공무원들에게는 “퇴근 후 외출을 자제하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여기에 전남도가 골프 사건 후 강화된 공직기강 특별지시를 내리자 “이제 공무원들은 골프 다 쳤네”라는 말까지 나돈다.
하지만 지역 관가를 지켜보는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다. 학생들은 학교조차 마음 놓고 못 다니는데 공무원들은 라운딩을 즐긴 사실이 적잖은 생채기를 남겨서다. 코로나19라는 엄정한 시국에 단체로 골프를 친 공무원들에게 어떤 처방이 내려질지 지켜볼 일이다.
최경호 내셔널 부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