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났는데 SNS 친구예요. 16살 때부터 국가대표를 했다고요. 보조개에 귀여운 이미지에요.”(이총민)
한국 기대주 이총민·엄수연
이, U-18 대표팀 라이트윙 공격수
엄, 평창올림픽 남북단일팀 수비수
2명 모두 캐나다 유학, 기량 뛰어나
중학 3학년 때 캐나다로 유학 떠난 이총민은 최근까지 주니어 A리그인 BCHL의 프린스 조지 스프러스 킹스에서 뛰었다. 엄수연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의 도움으로 역시 중학 3학년 때 캐나다 온타리오 하키 아카데미(OHA)로 떠났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출전한 뒤 다시 OHA로 돌아갔다.
이총민은 “덩치 큰 캐나다인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빠른 상황 판단과 퍽 처리를 배웠다”고 소개했다. 엄수연은 “캐나다에는 키 1m80㎝인 여자 선수도 많다. 몸싸움을 좋아해 즐기면서 했다”고 말했다. 키 1m58㎝의 엄수연은 “160으로 반올림해달라”며 웃었다. 외국 동료들은 이총민을 “총”, 엄수연을 “엄”이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이총민은 1984년 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최경희(54)의 아들이다. 3남1녀 중 셋째다. ‘작은 탱크’로 불린 최경희는 농구대잔치 시절 삼성생명의 6회 우승을 이끈 명 슈터였다. 이총민은 “엄마한테 순발력과 멘털을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그의 둘째 형 이총현(대명)은 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다. 엄수연의 오빠(엄현호)도 아이스하키 선수였다. 대학(한양대) 시절 수비수였다. 엄수연은 “우리 부모님은 달리기도 잘 못 하는데”라며 웃었다.
라이트윙 공격수인 이총민은 “모든 스탯(경기능력 관련 세부항목)이 고르다”는 칭찬을 받는다.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전설 시드니 크로스비다. 이총민은 “슈터가 아니라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이트 디펜스인 엄수연은 스피드와 힘이 좋다. 미국 여자국가대표였던 켄달 코인을 좋아한다. 엄수연은 “나처럼 체구가 작은데, 남자 못지않은 스피드를 지녔다”고 말했다.
16세 때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엄수연은 평창올림픽 당시 남북단일팀 1라인 수비수였다. 여자는 내년 2월 강릉에서 올림픽 2차 예선을 치른다. 엄수연은 “미국을 오가면 한 달간 자가격리해야 한다. 상황과 기회가 되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엄수연은 헬멧을 벗으면 딱 모범생 소녀 느낌이다. 엄수연은 “남자는 퍽에 맞아 뼈가 부러질 수도 있지만, 여자는 정말 세게 맞아도 크게 멍드는 수준이다. 미국 가서도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던지겠다”고 말했다. 이총민은 “블록 샷이 정말 어려운데, 정말 멋지다. 잘하기를 바란다”고 응원했다. 인터뷰가 끝나자 둘은 ‘번호’를 주고받았다. 엄수연이 먼저 “좋은 성적 기대한다”고 인사하자, 이총민이 “먼저 가서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화답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