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백 장군의 장례를 국군장 아닌 육군장으로 치르고, 유해도 서울 아닌 대전의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라고 한다. 보훈처는 “서울현충원은 묘역이 부족한 데다 백 장군 본인이 대전을 원했다”는 이유를 든다. 그러나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엔 고 남덕우 전 부총리 등이 묻힌 서울현충원의 ‘국가유공자 묘역’에 백 장군을 안장하는 방안이 추진돼 왔다. 그러다 이 정부 들어 철회됐고, 여권 안팎에선 백 장군을 ‘친일파’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백 장군이 이런 움직임을 알고 스스로 대전을 장지로 택했을 공산이 크니 안타깝다.
호국 영웅은 홀대, 박 시장은 미화 급급
당·청이 대놓고 국론 분열 부추기는 격
반면에 박 시장에 대해선 여권은 서울광장에 대규모 분향소를 설치해 시민들의 조문을 유도하고,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영결식에서 직접 조사를 낭독하는가 하면, 곳곳에 추모 현수막을 걸고 ‘맑은 분’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미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 반응도 극과 극이다. 박 시장에게 성추행당했다는 고소인 측이 13일 폭로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별도 입장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박 시장에 대해선 “사법연수원 동기로 오랜 인연을 쌓아온 분인데 너무 충격적”이란 애도 메시지를 냈지만, 백 장군에 대해선 조문 여론을 일축하고 비서실장을 빈소에 보내는 선에 그쳤다. 반면에 백 장군은 육군장을 치른다면서 육군본부조차 분향소를 설치하지 않아 국민이 자발적으로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를 만들고 청년단체들이 지키기에 나선 형편이다. 호국 영웅 백 장군과 성추행 의혹이 불거진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시장에 대한 여권의 너무나 대조적인 대응에서 그렇지 않아도 극심한 국론분열이 더욱 심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