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현지시각) AFP에 따르면 이집트의 제2 도시인 알렉산드리아에선 최근 연날리기 금지 명령이 내려졌다. 시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집트 경찰은 알렉산드리아 북부에서 연 99개를 압수하고 연을 날리던 5명에게는 최대 60달러(약 7만2000원)의 벌금을 물렸다. 수도 카이로에서는 연 369개가 압수당했다.
코로나 봉쇄에 현지서 '연 날리기' 인기
"안보 위협할 수도" 의원 발언에 금지령
코로나 봉쇄로 뜻밖의 히트 상품된 연
뜻밖의 '히트 상품'의 등장에 특수를 누리는 곳도 나타났다. AFP는 이집트에선 본업에 타격을 받은 목수들이 부업으로 나무 연을 만들어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난감 제조업자들도 가볍고 잘 나는 플라스틱 소재로 된 연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이집트 현지언론에 따르면 원래 이집트에선 연날리기 시즌은 봄~여름 초입 정도였지만 이제는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연 하나 가격은 1.85달러~31달러(3만7000원)까지 다양하다. 크기도 제각각이다. 큰 연은 3m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몇 안 되는 '낙'인 연날리기를 금지하자는 주장은 즉각 SNS상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아이들 놀이 가지고 무슨 과민반응이냐", "어리석다"라는 반응이 많았다. 하지만 아부 탈렙 의원은 "SNS에서 공격받는 건 상관없다"면서 "다만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AFP는 "아이들이 연을 날리며 놀다가 전깃줄에 연이 걸려 감전되거나 옥상에서 떨어질 위험이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엔 물가에서 연을 날리다가 익사하는 사고도 벌어지고 있다.
열악한 의료 여건 탓에 이집트 내 코로나 사망자는 아프리카 대륙 국가 중 가장 많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평균 완치율은 57.4%인데 이집트는 27.9%에 불과하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