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빈소 찾은 이낙연·이해찬…"이게 나라냐" 시민 고성도

중앙일보

입력 2020.07.12 22:32

수정 2020.07.1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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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서다 일부 시민의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민주당 의원 등이 12일 저녁 고(故) 백선엽 장군(예비역 육군 대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8시25분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백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표는 내실로 이동해 유족들과 과거 총리 시절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마디 해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빈소를 떠났다. 대신 송갑석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와 고인과의 인연에 대해 “2005년 이 대표가 총리 시절 총리공관에 백 장군을 비롯한 장군님들을 모시고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한다”며 “위례신도시 지역이 군부대가 주둔한 지역이라 그곳에 신도시를 만들고 일부를 군복지시설로 조성하는 문제로 협의하는 자리였는데 당시 백 장군께서 후배들을 대단히 아끼고 건강했던 분으로 기억한다고 이 대표가 유족에 추억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송 대변인은 “상주인 백남혁 장남이 ‘고인이 건강했던 시절 대전현충원에 가기로 가족들 간 사전 이야기가 돼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장례식장 복도에서 일부 시민은 이 대표를 향해 “장군님을 이렇게 대우할 수 있냐”, “이게 나라냐”, “동작현충원에 왜 못가느냐” 등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낙연 의원도 이날 저녁 7시20분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했다. 이 의원은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대전현충원 안장 논란에 대해선 답하지 않았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5시께 조문한 뒤 내실로 이동해 유족과 면담했다. 빈소를 나온 정 총리는 취재진에게 “고인은 6·25전쟁에서 큰 공훈을 세웠다”며 “정부에서는 육군장으로 대전현충원에 잘 모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조문하고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청와대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국가안보실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이 조문했다. 노 비서실장은 유족에게 “(백 장군은) 한미동맹의 상징이시고 한국군 발전의 증인이시다”고 말했다. 노 비서실장은 유족과 내실에서 10여분간 이야기를 나눈 뒤 빈소를 나왔다. 노 비서실장은 ‘한마디 해달라’, ‘대전현충원 안장에 대해 입장이 무엇인가’ 등의 기자들 질문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야당 “대전현충원 안장 아쉬워”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야권인사들도 각각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김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본인이 생전에 6·25 전사 장병과 함께 (서울현충원에) 안장되기를 원하신 것으로 안다”며 “뭣 때문에 서울현충원에 안장을 못 하고 내려가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동작동(서울현충원)으로 모시는 게 당연한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고 정부가 이 어른을 제대로 동작구에 모시지 못하게 된 것에 대해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뉴스1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