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쓰는 심정으로 연재" 다시 주목받는 백선엽 회고록

중앙일보

입력 2020.07.12 16:58

수정 2020.07.12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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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물러서면 나를 쏴라." 
지난 10일 타계한 백선엽 예비역 대장이 다부동 전투 당시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외친 이 말은 중앙일보가 2011년 총 3권으로 펴낸 회고록의 제목이기도 하다. 회고록은 2010년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그해 1월 4일부터 1년 2개월간 중앙일보에 거의 매일 한 면씩 연재된 '남기고 싶은 이야기-내가 겪은 6·25와 대한민국'을 엮은 것이다.
 

백선엽 장군은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중앙일보에 ‘남기고 싶은 이야기 - 내가 겪은 6·25와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으로 1년 2개월 간 회고록을 연재했다. 사진은 첫 회인 2010년 1월 4일자 10면.

연재를 시작할 무렵 백 장군은 중앙일보를 방문해  "난중일기를 쓰는 심정으로 회고록을 연재하고 있다. 역사를 바로 알고 존중하는 것은 국격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6·25 전쟁 60주년 맞아 매일 한면씩 연재
당시 고인 "난중일기 쓰는 심정으로 연재"
2013년 본지 후원 '백선엽 한미동맹상' 제정

개전 초기부터 휴전 협정 완료 때까지 주요 전투를 지휘했던 백 장군은 지휘관으로서 당시 생각과 느낌, 판단 등을 회고록에 자세히 담았다. 그런 차원에서 백 장군의 회고록은 전쟁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2013년에는 국방부가 주관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하는 '백선엽 한·미동맹상'도 제정됐다. 그해 한·미동맹 60주년을 맞아 마련한 이 상은 매년 동맹 발전에 공이 큰 미국인 1명을 선정해 수여한다. 
 
그간 월턴 워커 대장(1회), 제임스 밴 플리트 대장(3회), 마크 클라크 대장(6회) 등 주로 작고한 6·25전쟁의 명장들이 상을 받았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7회 수상자는 1990년대 중후반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틸럴리 예비역 대장(78)이었다.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에서 열린 제5회 한미동맹 만찬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제7회 백선엽 한미동맹상' 수상자인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과 감사장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상자에겐 국방부 장관의 감사장, 한·미동맹상 메달과 함께 3만 달러의 부상이 주어진다. 고인의 경우 유가족이 대신 받는다. 
 
생전 백선엽 장군을 깍듯하게 예우했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 대사가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2018년 백수(白壽) 축하연 사진도 중앙일보에 게재됐던 사진이다. 사진에는 해리스 대사가 백 장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예를 갖추는 장면이 담겼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