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당 중 물밑 선거전이 가장 치열한 지역은 서울시당이다. 3선의 전혜숙 의원(광진갑)과 재선 기동민 의원(성북을)이 도전 의사를 굳혔다고한다. 이낙연계와 박원순계의 대리전 양상이다. 과거 손학규계로 분류됐던 전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에서 이낙연 의원을 공개적으로 돕고 있고, 고(故)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보좌관 출신인 기 의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지내 지금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깝다. 경기도당위원장 자리를 두고는 재선인 박정(파주을)·임종성(광주을) 의원간 경쟁이 치열하다. 출마 의사를 밝혔던 권칠승(화성병) 의원이 지난 5일 박 의원과 단일화하며 양자구도가 됐다. 호남 지역에서도 이미 물밑 경쟁이 뜨겁다. 송갑석(광주 서갑)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초선의원으로 구성된 광주시당에서는 이병훈(동남을) 의원과 민형배(광산을)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전북도당위원장 경선은 김성주(전주병)·이상직(전주을) 두 친문 의원간 맞대결 양상이고, 전남도당위원장을 두고는 86 운동권 출신인 김승남(재선·고흥-보성-장흥-강진)ㆍ신정훈(재선·나주-화순) 의원이 맞붙고 있다. 인천시당위원장으로는 유동수(재선·계양갑) 의원이, 충남도당위원장에는 40대 재선 강훈식(아산을) 의원이 거론된다.
시도당위원장 경선이 붐비는 건 실속 때문이다.총선이 있는 시기 시도당위원장은 "야전사령관"(지난해 7월 이해찬 대표) 정도의 의미지만 지방선거가 있는 시기의 시도당위원장은 "지역 맹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호남권 의원)로 인식된다. 시도당위원장이 지방의원과 기초자치단체장 후보 공천권을 쥐게 돼 잘만 하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들을 배치할 수 있다. 광역 단위에 조직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시도당위원장 출마는 당 대표 맞대결을 벌이는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의 숨막히는 러브콜을 사양하는데도 적절한 명분이 된다는 점도 매력이다. 한 시도당위원장 도전자는 "지금 당 대표 캠프에 들어가면 대선까지 쭉 같이 하겠다는 의사로 읽힐 수 있어 부담스런 상황"이라며 "시도당위원장 출마는 중립을 지키는 좋은 이유가 된다"고 말했다. 시도당 위원장 도전자들 중에 두 당 대표 후보 중 한 사람을 돕겠다는 의사가 명확한 사람은 이낙연 의원을 돕는 전혜숙 의원(서울시당위원장 후보) 뿐이다.
시도당위원장 후보 등록일은 20~21일이다. 제주(7월25일)에서 시작해 가장 마지막인 서울 경선은 8월 29일 전당대회 1주일 전인 22일에 치뤄진다.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대회'로 진행하며 경선 투표는 온라인과 ARS 방식을 활용한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