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행복페이가 불러일으키고 있는 인기의 비결은 뭘까. 기자가 직접 대구행복페이를 발급받아 사용해 봤다.
이달 2일까지 누적 발급 11만3170건 ‘인기’
발급하는 데 5분 안 걸려…바로 사용 가능
IC칩 없고 발행규모 적다는 단점 지적 나와
모든 절차는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대구행복페이는 창구에서 현금으로 충전해도 되고 추후 오픈뱅킹 등록 후 계좌 이체를 하는 형태로 충전할 수 있다. 대구은행 계좌가 없어도 발급이 가능하다. 금액 충전은 한 달에 50만원까지 할 수 있고 IM샵 앱에서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대구행복페이 사용처는 대구로 제한되지만, 대구시민이 아니더라도 만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카드는 곧바로 사용이 가능했다. 대구은행 동성로지점 인근에 있는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뒤 대구행복페이 카드로 계산을 했더니 일반 체크카드처럼 결제할 수 있었다.
대구행복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파격적인 할인율이다. 현재 특별할인 기간이어서 10%가 할인된다. 50만원을 충전할 때 10% 할인이 돼 실제로 들어가는 금액은 45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삼아(59·여·달성군 화원읍)씨는 “대구행복페이에 충전한 금액을 현금처럼 쓸 수 있으니 충전하는 것만으로 5만원을 버는 셈”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는 연말정산 때 3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가맹점은 카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대구행복페이가 호응을 얻자 대구시는 발행 규모를 당초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9월까지 진행하려고 했던 10% 특별할인 기간도 연말까지 늘렸다.
일부 단점도 있다. 이승엽(35·달성군 화원읍)씨는 “발급되는 카드에 IC칩이 없고 마그네틱 띠만 있어 일부 업소에서 결제가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발행 규모를 3000억원보다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경실련은 “지금까지의 판매 추세로 보면 대구시가 계획하고 있는 2020년 대구행복페이 발행금액 3000억원은 조기에 소진될 것이 분명하다. 대구시가 예산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실련은 예산 조기소진 가능성의 근거로 이달 초 이틀간 대구행복페이 판매량이 91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달 3일 출시된 대구행복페이는 지난달 말까지 총 490억9078만 원어치가 판매됐으며, 이달 들어 지난 2일까지 이틀 동안에만 91억8638만 원어치가 발급됐다.
성임택 대구시 경제정책관은 “대구행복페이가 어려움을 겪는 시민과 소상공인에게 희망이 되고 지역경제에 활력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운영상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은 향후 구성될 대구사랑상품권운영위원회의 협의·조정을 통해 사업의 내실화를 다져가겠다”고 말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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