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 앞 광장 한 바퀴 둘러싼 추모객
오는 13일까지 운영
대기 줄 앞쪽에는 이른 새벽부터 한걸음에 달려온 시민이 다수 있었다. 김장숙(66·경기도 일산시)씨는 “시장님을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와 서울시청 광장에 도착했다”며 “이보다 더 이른 새벽부터 분향소를 운영했다면 더욱 일찍 나올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에 정책과 성품을 좋아하는 시민으로서 너무 안타깝고 비통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분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한 임용재(35·강남구 수서동)씨는 오전 10시부터 한 시간가량을 기다렸다. 그는 서울시 주요정책을 직접 심의하는 시민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지지했다. 임씨는 “평소 철학을 존경하는 시장님이었고, 다양한 행사에서 건네준 따뜻한 말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탈북자·장애인도 발걸음…울음 터트리는 지지자도
휠체어를 타고 조문한 이들 중 김병영(52)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이사도 있었다. 김 이사는 “박원순 시장은 사회적 소외계층을 위해 젊은 시절부터 일했던 분이라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저 같은 장애인을 포함한 사회적 약자에게는 희망의 등대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조문 중 눈물을 보이거나 울음을 터트리는 지지자도 있었다. 묵념 중 연신 눈물을 닦은 김진숙(52·광진구 구의동)씨는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분이셨기 때문에 죽음이 너무 안타까워 눈물이 났다"며 "분향소 와서 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정의선 부회장도 방문…“개인적 차원”
이날 동행한 현대차 관계자는 “(수석부회장 자격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에서 일반인을 위한 분향소에 방문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빈소를 찾아 조문을 할지를 묻는 말에는 “분향소에서 조의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크리스토프 하이더 주한유럽상공회의소 총장도 이날 두 자녀와 함께 빈소가 아닌 분향소를 찾았다. 다른 시민과 함께 대기한 뒤 묵념을 하고 발길을 돌렸다. 하이더 총장은 “아내가 오늘 일을 하기도 하고, 자녀가 내일 학교 가는 것을 생각해 빈소까지 가지 않고 분향소 방문을 결정했다”며 “약 한 달 전쯤 해외 투자를 위한 미팅을 가진 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라서 박 시장의 부고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거리두기, 발열체크도
서울시는 분향소를 박원순 시장의 발인일인 오는 13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조문할 수 있는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분향소에 화환과 조기를 따로 받지 않는다.
서울시 관계자는 “빈소를 찾지 못하는 시민들을 위해 분향소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다만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 만큼 질서를 지키고 방역 수칙을 준수해 조문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