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지만 유신정권의 긴급조치 명령 9호를 위반해 제적됐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해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했다. 대구지검 검사로 1년 정도 일하다 그만둔 뒤로는 변호사 사무실을 차리고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 등을 맡아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아름다운재단 등 설립, 시민운동가로 유명
2011년 안철수 지지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최근 ‘박원순계’에 힘입어 대권 행보 보여
박 시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논란으로 사퇴하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와 후보 양보로 힘을 얻었다. 2014년 시장 선거에서는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 2018년 시장 선거에서는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꺾고 3연임에 성공, 올해로 10년째 서울시장으로 일해 왔다.
2015년 6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지방정부가 직접 재난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박 시장의 대표 업적으로는 공공자전거 따릉이와 서울역 고가를 도심공원으로 바꿔 ‘서울로7017’를 연 것 등이 꼽힌다.
그러다 지난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내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인사가 다수 당선되면서 대권 행보에 힘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박 시장은 지난 6일 민선 7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대선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때로는 안 되고 싶어도 하게 되는 운명적인 직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에 대선 얘기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해 대권을 향한 열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이자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꼽혀온 박 시장은 여비서 성추행 사건으로 경찰에 고소된 뒤 9일 극단적 선택을 하며 생을 마감했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