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의원은 이날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초청 강연과 생명안전포럼 연속 세미나 등에 참석해 민주당 이낙연ㆍ우원식ㆍ송영길ㆍ박광온 의원 등 30여 명의 여야 의원과 접촉한 것도 뒤늦게 확인됐다. 오 의원이 행여 확진 판정을 받으면 이날 만난 의원은 모두 자가격리대상이 될 뻔했다. 자칫 미래통합당이 빠진 상황에서 의결정족수(과반수 출석 과반수 찬성)를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었다. 이날 오후 8시가 넘어 오 의원은 ‘음성 판정’ 소식을 알렸고, 본회의는 오후 10시에 극적으로 성사됐다.
그동안 전국 각지에서 청중이 몰려드는 국회의원 주최 토론회와 간담회는 “시한폭탄”(민주당 보좌관)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국회사무처에서 집계한 결과 지난 5월 30일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된 이래 지난 3일까지 35일간 669건의 간담회ㆍ토론회ㆍ세미나가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국회사무처는 지난 2월부터 코로나19 대응 TF를 운영하며 좌석 수 제한, 거리두기 권고 등 활동을 벌여왔지만 현장에선 늘 주최자가 지역구 등에서 온 청중들과 악수를 하고 취재진과 청중과 토론자가 뒤엉키는 상황이 계속됐다.
지역구 활동을 피할 수 없는 국회의원은 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이다. 전국 각지에서 불특정 다수와 악수하고 회의를 하던 의원이 다시 국회로 돌아와 좁은 회의장에서 열변을 토하는 게 일상화됐다. 처음 회관생활을 시작한 민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이런 곳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 사태가 아직 안 일어난 게 기적”이라고 말했다.
각 상임위원회의 소위원회와 국회에서 열리는 종교행사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가끔 멀찍이서 보면 동료 의원들이 열변을 토할 때 비말이 공중으로 뿜어져 나오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며 "1명만 걸려와도 전체가 마비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엔 대한민국 국회조찬기도회(회장 김진표 의원)와 한국교회총연합이 공동 주관한 대규모 기도회가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기독교인 의원 60여 명과 교계 지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방역수칙을 준수했다지만 참석자 수는 사무처가 정한 대회의실 최대 허용 좌석수(200석)를 넘어섰다. 기도회는 7월에도 예정돼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