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검찰 타임캡슐 비석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이에 따라 채널A 의혹에 대해서는 시민사회 인사들로 꾸려진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의 판단이 먼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심의위에서 의외의 결론이 날 가능성을 제기한다.
秋 지휘권 발동에…자문단 회의 일단 보류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예정됐던 자문단 회의는 일단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고 고검장·지검장의 의견을 받았다.
검사장 회의에서 추 장관의 지휘 사항 중 자문단 절차 중단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수사 지휘와 관련된 점에 대해서는 “위법하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6월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를 마친 위원들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자문단 일정 불투명…수사심의위는 개최
수사심의위를 열기 위해서는 검찰시민위원 15명으로 구성된 부의(附議)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한다. 부의심의위가 사건을 수사심의위로 넘기기로 결정하면, 검찰총장은 소집 결정을 내린다. 검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통상 수사심의위는 부의심의위 결정 후 1~2주 뒤에 열린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부정 승계 의혹과 관련한 수사심의위는 부의심의위 결정 2주 뒤에 열렸다.
자문단과 수사심의위는 구성원 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자문단은 검사 등 검찰 내부 인사 및 형사사법 제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되지만, 수사심의위는 법조계뿐만 아니라 학계·언론계·종교계·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로 꾸려진다.
지난 6월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채녈A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법조계 “수사심의위, 의외의 결론 내릴 수도”
이 부회장 사건 수사심의위는 10대 3 의견으로 수사 중단 및 불기소 권고를 내린 바 있다. 당시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도 “예상 못 한 결과”라며 놀라워했다.
한 현직 검사는 “자문단에 비해 수사심의위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각계 분야의 사람들이 사건을 보기 때문에 결론을 예상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수사심의위 경험이 있는 한 변호사는 “수사심의위의 경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진행되곤 하는데, 예상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은 검찰 내에서도 혐의 성립 여부에 대해 치열한 의견 대립이 불거지고 있다. 법리적 관점이 아닌 사회적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만큼 수사심의위에서 의외의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또 다른 현직 검사는 “채널A 의혹과 관련해 검찰 안팎에서는 강요미수 혐의 성립이 어렵다고 의견을 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시민들의 판단은 그와 다를 수 있지만, 오히려 심의위를 요청한 이 전 대표에게 불리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